新聞column

[김광일의 입] '파리 때려잡자'던 조국, 여전히 그런가

bindol 2019. 8. 27. 04:05


요즘 가는 곳마다 ‘조국 내기’를 한다. 임명 강행, 자진 사퇴, 지명 철회, 셋 중 하나를 고르는 내기다. 만 원씩 내고 누가 맞추나 내기를 한다. 사람들은 지쳤다. 조국 후보자의 의혹이 열 가지가 넘고, 그 각각이 고구마 줄기처럼 엮어져 있어서 매일 반복되는 충격 속에 혼란스럽고 피곤하다. 그래서 잠시 머리를 식힐 겸 내기를 한다. 그러나 이런 농담에는 국민들의 정세 판단 능력이 번득이고 있다. 고집불통 문재인 정권은 ‘조국 카드’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지금 버리기에는 너무나 ‘개혁의 상징’으로 밀어붙였다가 여기서 밀리면 내년 총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이런 판단이다.

그런데 자꾸 밀리자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은 난데없는 ‘가짜 뉴스 캠페인’을 들고 나왔다. 문 대통령 부정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지소미아 파기 같은 ‘반일 캠페인’으로 조국 사태를 돌파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가짜 뉴스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 같다. 문재인 정권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2018년10월 영국 정부는 정치적 악용의 소지가 많아 ‘가짜 뉴스 fake news’란 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리서치와 KBS 여론조사는 조국 후보자에 대해, 부적합 48%, 적합 18%다. 오늘 중앙일보 긴급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조국 후보 찬성 27.2%, 반대 60.2%다. 재산 사회 환원 발표일 23일 이후에 진행됐다. 재산 환원 발표가 오히려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 남녀 불문, 연령대 불문,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로는 20대가 68.6% 반대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박탈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지역별로는 오로지 호남만이 찬성 44.3% 반대 40.0%로 찬성이 높았다.

조국 후보자가 처음으로 딸에 대해 "안이한 아버지였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말이 틀렸다. ‘안이한 아버지’ 수준으로 말하면 안 된다. 2010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때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논란을 빚자 조국 후보자는 "파리가 앞발을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인용해 올렸다. 유명환 장관은 46년 생, 조국 후보자는 65년생이다. 무려 스무 살이나 윗사람이다. 그런데 파리에 비유했고, 심지어 ‘때려잡아야 할 때’라고 했다. ‘비판’과 ‘인격 포기’를 구별 못하는 사람이다. 그 말은 부메랑이 되어 본인에게 쏟아지고 있다. ‘때려잡아야 할 때’라는 말이 본인을 찌르는 창끝이 됐다.

조국 후보자는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사퇴 안 하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만평이 있었다. 그렇지 않다. 이것은 국민에게 ‘짐’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6/20190826027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