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논설위원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 있는 이화원(頤和園)은 중국 최대의 황실 정원이다. 오랜 역사와 빼어난 경관으로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전체 면적이 290만㎡, 천안문 광장의 6배에 이른다. 다산연구소가 기획한 ‘중국인문기행 2019’ 마지막 코스로 지난 25일 이곳을 찾았다. 빠듯한 일정상 구석구석 둘러볼 순 없었지만 옛 황실 정원의 아취에 잠시나마 빠져들었다. 베이징 이화원 안의 거석 돌 앞의 간략한 안내문을 읽어봤다. 한국인도 많이 찾는 곳이라 우리말 설명도 붙어 있다. 사연이 재미있다. 기록에 따르면 명나라 때 미만종(米萬鐘)이라는 관료가 있었다. 재산도 넉넉했다. 그가 베이징 인근 방산(房山)에서 이 돌을 발견했는데, 색이 푸르고 표면이 윤택한 것은 물론 모양이 영지를 닮아 꽤나 갖고 싶었던 모양이다. 베이징에 있는 자기 정원에 가져가려고 했다. 중국 베이징 이화원에 있는 패가석. 집안을 망하게 하는 돌이라는 전설 같은 얘기 때문에 지금도 사람들이 이 앞에서 사진찍기를 꺼린다고 한다. 박정호 논설위원 이화원은 12세기 금나라 때 처음 세워졌다. 명나라 때 호수 주변에 여러 사원과 정자를 지었고, 1750년 건륭제 때 크게 확장됐다. 1860년 아편전쟁 때 파괴됐다가 1886년 서태후가 해군 예산을 유용하면서까지 대대적으로 개축했다. 나랏돈을 정당하게 쓰지 않은 셈이다. 물론 패가석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화원을 재건하느라 나라 곳간이 빈약해졌고, 이는 훗날 청일전쟁(1894~1895)에서 중국이 일본에 패한 원인의 하나가 됐다. 패가석은 동양 전통의 수석(壽石·水石) 문화를 상징한다. 아니 그 부작용을 드러낸다. 옛 선인들은 자연의 아름다운, 기이한 돌을 완상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인공이 섞이지 않은 자연을 집안에 들여 흐트러진 자신을 경계하는 거울로 삼았다. 세속의 때를 벗겨내려는 고상한 취미였다. 돌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두 손으로 들고 감상할 수 있으면 족했다. 자신의 분수, 역량을 벗어난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개인, 나아가 국가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실경산수화전에 나온 ‘천하대경’.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산수경석’. 박정호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박정호의 문화난장] 패가석, 집안을 망가뜨리는 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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