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앗은 가르쳐서 아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이미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고 있다.… 씨앗들은 언제 흙을 뚫고 올라와야 하는지, 언제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울지, 어떻게 씨앗을 다시 맺어야 하는지 안다. 지구에 잉태되어 태어난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안에는 이런 삶의 지혜가 다 담겨 있다. 그러니 키운다는 말은 애초 잘못된 단어일지도 모른다. 자식, 식물, 동물…. 그건 키우는 게 아니라 이해의 일이고 잘 자라줄 것이라는 믿음의 일이기도 하다. 오경아 ‘소박한 정원’ 식물은 우리에게 겸손함과 순리를 가르친다. 가든 디자이너인 작가의 생각도 비슷하다. “정원사의 일 역시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식물의 타고난 품성과 본성을 이해하고 그들 스스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타고난 본성대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줘야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세계적 식물원인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 인턴 정원사로 일한 경험을 중심으로 쓴 책이다. 양성희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문장으로 읽는 책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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