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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속 빈 강정이었다. 한·미 동맹의 위기를 몰고 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등 핵심 쟁점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심도 있는 의견도 나오지 않았다. 언론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맨쇼였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을 것” “김정은과의 관계는 좋다”는 등 북한 비핵화나 동맹과는 거리가 먼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그 바람에 문 대통령은 답변의 기회가 없었고,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한다. 두 정상의 아홉 번째 만남이었는데도 도무지 서로의 신뢰감이 보이지 않는다. 동맹위기 변수 지소미아 논의 없어 북한 비핵화 문제는 더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면서 리비아식 완전한 비핵화 방안을 폐기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무장을 인정하는 핵동결로 굳어질 조짐이다. 조만간 북·미 간 비핵화 실무회의가 시작되겠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체제보장 방안을 제안했다. ‘한·미가 북한에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와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다. 북한 비핵화를 끌어낼 새로운 해법도 없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군사수단만 걷어내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국산 무기와 셰일가스·LNG 등을 구매하는 선물꾸러미를 제시했다. 그래서 ‘맹탕’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당초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생각을 바꿨다는 전언이다. 없던 회담을 갑자기 추진하다 보니 의제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치밀하지 못한 준비의 결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올 수도 있다는 서훈 국정원장의 어제 국회 정보위 답변도 그렇다.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오려면 비핵화 협상에 뚜렷한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다. 매사 이런 식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보 사안에는 지극히 신중해야 마땅하다. 정상적인 안보시스템을 가동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맹탕’ 한·미 정상회담에 첩첩산중 한·미 동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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