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안 사회 에디터 갈라진 나라를 개탄하던 사람들이 문득 묻는다. “멀쩡하던 친구가 왜 이리 이상한 사람이 됐지?” 조국 가족 비리 너무하다는 분노 혼동을 유발한 팩트는 세 가지다. 첫째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둘째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했고 조 장관은 물러날 기미가 없다. 셋째 대통령이 발탁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엄중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를 멈추지 않는다. 이 세 팩트가 유발하는 인지부조화는 혼란을 넘어 분노를 부른다. 이 중 어떤 사실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서울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행선지가 갈린다. 서소문 포럼 10/8 광화문으로 가는 사람들은 첫째 팩트에 화나 있다. 조 장관 가족이 돈과 학력과 권력을 반칙으로 거머쥐었다고 믿는다. 조 장관이 법무부 수장이라는 사실을 참지 못한다. 지금까지 이런 장관은 없었다. 특히 조 장관의 ‘언행불일치’는 목불인견이다. 이들의 정신적 고통은 조 장관이 물러나야만 치유될 텐데 자진사퇴하거나 대통령이 해임할 조짐이 없으니 화병이 심해진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 상당수는 검찰개혁론자다. 그러나 지금 조 장관을 퇴진시킬 건 검찰밖에 없으니 전국의 모든 검사를 투입해서라도 이 모순을 바로잡아주길 바란다. 검찰 개혁은 그 이후에 하면 된다고 합리화한다. 결국 조 장관이 물러나거나 윤 총장이 항복을 해야 끝날 대치다. 사태가 일단락돼도 후유증은 오래갈 거다. 윤 총장이 굴복한다고 조 장관의 허물이 덮이진 않는다. 법무장관이 준법과 정의와 공정을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피식 웃을 거다. 조 장관이 사퇴해도 윤 총장은 힘을 유지하기 어렵다. 여권에선 그의 권한을 어떻게 뺏을지 골몰할 거다. 이 와중에 걱정은 검찰 개혁이다. 평정심을 잃은 당사자들이 대증요법식 대책을 두서없이 던지면서 개혁이 코미디처럼 돼간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좌우에 두고 사진을 찍으며 자랑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 속 개혁안은 시행도 하기 전에 수술대에 올랐다. 특수수사는 늘었다 줄었다 변덕스럽고 피의자 공개 소환 금지, 피의사실 공표 금지, 심야 조사 금지 같은 급진 정책이 쏟아진다. 한쪽에선 검찰을 손본다고 고소해 하고, 다른 쪽에선 장관 가족 보호 대책이라고 비웃는다. 본의 아니게 친기업 변신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법 개정이 필요 없는 검찰 힘 빼기 조치를 시행하고 못질을 하겠다지만 쉽게 박은 못은 쉽게 뽑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그랬다. 기자실을 폐쇄하고 대못질을 했지만 다음 정부에서 고스란히 못이 뽑혔고 폐쇄성은 여전하다. 8년 전 개국한 JTBC의 기자들은 아직도 서울시청 기자단에 가입을 못했다. JTBC는 언론인 대상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 뽑혔지만 번번이 기자단 투표에 막혔다. 여당 시장 관할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당장 검찰의 팔다리를 잘라내고 봉합수술도 못하게 재를 뿌려도 분이 안 풀릴 터다. 그러나 훨씬 독하게 진행했던 적폐 수사와 고위 법관들을 법정에 세워 사법부를 물갈이한 ‘코드수사의 추억’도 함께 저울에 올려두고 진중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의 형벌권을 축구공 다루듯 하면 훗날 그 공에 얻어맞아 많이 아플 수 있다. 강주안 사회 에디터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 포럼] 이판사판 검찰 개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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