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란 금융팀 기자 “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져서 큰일이야. 이자로 생활했는데 원금을 헐어야 되게 생겼어.” 2015년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만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했던 말이다. ‘김종필 증언록’ 연재를 위해 매주 방문하던 시기였지만 그가 저금리 걱정을 한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초저금리라는 최신 경제 이슈가 구순의 노정객 입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 생경하면서도 심각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A씨의 이 말을 듣고 JP를 떠올렸다. 기업, 특히 대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한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사실상 없다.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가계다. 그중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금리 인하로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대신 대출 금리가 떨어져서 부동산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익이 커진다. 그렇다면 이자 생활자와 부동산 투자자들의 이익을 맞바꾸는 셈 아닌가. A위원의 발언 취지를 미루어 짐작하자면 이렇다. 노트북을 열며 11/6 우선,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다. 자칫 원금을 100% 잃을 수도 있는 초고위험 등급 상품에 억대의 돈을 맡긴 이들이 기대한 수익률은 고작 연 4%였다. 일부 은행은 90세 이상 초고령자에도 DLF를 판매했다는데, 그렇게까지 놀랍진 않다. 만기가 짧으면서 연 4% 수익률을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고령의 이자생활자이니 말이다. DLF 사태 책임은 물론 불완전판매를 한 은행에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초저금리가 배경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연기 사태도 마찬가지다. 1%라도 수익률 높은 상품을 찾는 고객과 이자마진 감소를 만회할 수수료 수입 올리기에 열을 올린 은행이 맞아 떨어졌다. 일부 은행은 무리하게 펀드 만기를 짧게 설정해 위험을 더 키웠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더 낮은 제로(0) 수준의 기준금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맞는 방향일 수 있다. 다만 어느 정책이나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다. 그 부작용 가능성도 면밀히 살피며 대비해야겠다.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인 1.25%. JP가 저금리를 걱정했던 4년 전보다 더 낮다. 한애란 금융팀 기자 [출처: 중앙일보] [노트북을 열며] JP의 저금리 걱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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