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국제외교안보 에디터 나가미네 주한일본대사가 이달 26일 이한(離韓)한다. 택일의 배경에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운명(23일 0시)을 지켜보고 떠나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실제 지소미아 파기라는 파국을 막기 위한 여러 물밑 노력이 있었다. 한·일, 한·미 당국 간에는 ‘조건부 유지’나 ‘일시 유예’ 등이 논의됐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두 번이나 극비리에 일본을 찾아 담판을 모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나카니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은 2주 전 도쿄에서 재계 차원의 해법을 구상했다. 미국은 국무부, 국방부를 총동원했다. 최종 결정까지는 아직 나흘이 남아있지만, 아마도 21일 NSC 회의 직후 ‘지소미아 파기’라는 최종 결정이 발표될 공산이 크다. 막판의 ‘아이디어 대방출’은 파국을 앞두고 한·미·일이 서로 “우린 끝까지 노력했어!”란 명분을 쌓은 것인지 모른다. 죽창가, 거북선 요란하게 외치다 서소문포럼 11/19 다음 문 대통령. 일본에 대한 초기 대응을 강경하게 주도한 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란 분석이 많았다. 일부는 맞고, 큰 틀에선 틀렸다. 가장 강경한 건 문 대통령이었다. 첫째 오판. 경제와 외교를 분리하지 못했다. 일본의 무역규제로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있었는데, 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전세를 스스로 역전시켰다. 되레 일본이 한국을 향해 “징용 해법을 가져오라”고 큰소리를 치게 됐다. 일본 뺨을 때리기는커녕 스스로의 눈을 찔렀다. 둘째, 미국 생각을 오판했다. 청와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소미아를 들고나오니 이만큼이라도 미국이 나서게 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다. 어이가 없다. 우리가 미국을 일본 편으로 확실히 돌리고 말았다. 미 국방장관과 동아태차관보가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북한과 중국에 이익을 줄 뿐”이라 한 것은 “지소미아를 건드렸으니 이제 한국을 북한과 중국 편으로 간주하겠다”란 선포와 다름없다. 항공모함인 미국과 일본을 고무보트처럼 다뤘다. 현 정부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미 한국은 일본과의 이번 외교 1차전에 완패했다. 아베는 팔짱 끼고 버티고 있는데, 문 대통령이 아베 팔짱을 끌어당겨 11분 소파에 앉혔을 때 이미 승부는 끝이 났다. 죽창가다 거북선이다 하며 요란하게 선전포고만 했지, 스스로 제풀에 꺾이고 말았다. 배짱으로 될 줄 알았는데, 허장성세(虛張聲勢)였다. 외교는 감정으로 하는 게 아니다. 그걸 이번에 깨달았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곧 시작될 외교 2차전을 앞두고 깊이 새겨두길 바란다. 무능 외교의 유탄이 우리 국민과 기업에 날아올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김현기 국제외교안보 에디터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 포럼] 한·일 외교 1차전이 남긴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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