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지난주 ‘위기 속 기회 맞은 K바이오’ 기획 시리즈를 진행했다. 첫 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빛나고 있는 한국 진단키트를, 둘째 회에는 세계 1위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모습을 조명했다. 마지막 회에는 바이오산업의 ‘주무대’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 개발까지 가기 위한 한국 제약업계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었다. 전문성 떨어지고 인력도 태부족 바이오기획 중 만난 적지 않은 산·학·연 인사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한 귀엣말이 있었다. “신약 개발의 가장 큰 장애물은 관료”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공개적으로 이 문제점을 거론하기를 거부했다. 실명으로 얘기했다간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들이 말한 관료를 콕 집어 말하자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공무원’이었다. 이게 웬 아이러니일까. 코로나19 속 한국 진단키트의 명성을 세계에 알린 게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식약처의 발 빠른 대처 덕분 아니었던가. ![]() 한국 신약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금까지 30여 개의 국내 신약이 개발됐지만 이중 13개는 판매 중단됐다. 10개는 연매출 1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신약은 5개에 불과하다. 사진은 국내 한 바이오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현장. [중앙포토] 한국 관료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있다. 최근 죽다 살아난 인보사 얘기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인보사의 3상 임상시험 보류를 해제하고 환자 투약을 재개하도록 했다. 지난해 5월 미국 FDA로부터 인보사의 임상을 잠정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은 지 약 11개월 만의 임상 재개다. 인보사는 2017년 한국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때문에 판매가 즉각 중단됐고, 식약처는 7월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 신약개발 현실이 이렇다 보니 전문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바이오벤처기업 임원이 신약 개발 등을 위해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할 때 얘기다. “2상 임상 허가를 받을 때였다. 식약처 담당자가 이해가 떨어지는 건지, 이해하려 하질 않는 것인지…. 동물시험 기전을 설명해줘도 납득하질 못했다. 그런 사람이 도장을 찍어야만 임상 허가가 난다.” 이 임원은 식약처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그 월급으로 전문가를 어떻게 뽑나. 식약처 공무원이나 동사무소 공무원이나 월급은 같다.” 사회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것이 관료로 일하는 것보다 몇 배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는데, 굳이 공무원을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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