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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철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탑비 낙성식에 참석하고자 경남 합천 해인사 비림(碑林·부도와 비석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일을 주관한 제자는 스승의 고향인 전남 고흥의 돌로 승탑(부도)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수구초심(首丘初心·죽을 때 고향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의 승가적 수용이라 하겠다. 비문을 지은 전남 송광사 조계총림 방장 현봉 선사는 "수월(水月·물에 비친 달)처럼 오셨다가 운영(雲影·구름 그림자)처럼 사라져도 진흙 속에서 키운 하얀 연꽃의 향기는 남아 있다"고 고인을 찬(讚)했다. ![]()
/일러스트=이철원
허균 집안은 아버지와 누이(허난설헌)까지 문장가 5명을 배출했다. 언젠가 허봉(許 ·허균의 형)과 사명이 긴 글 외우기 시합 끝에 대사가 이겼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마침내 사명은 허봉에게 당신의 모든 문서를 맡길 만큼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어느 날 동생 허균을 서울 강남 봉은사로 데려와 대사에게 소개했다. 대사의 첫인상은 기골이 훤칠하고 얼굴은 엄숙하다고 허균은 기록했다. 3년 후 형은 세연을 다했고 그 역할은 동생이 떠맡았다. 전란 통에 허씨 집안에서 보관한 대사의 문서도 병화라는 반달리즘을 피해 가지 못했다. 승려 제자들이 보관했던 일부 자료를 모아 문집을 간행하면서 허균에게 서문을 의뢰한다. 두 사람은 형님 아우로 호칭하는 친한 사이로 누구보다도 스님을 잘 알고 있다(弟兄之交 知師最深)고 허균은 자부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비문까지 짓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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