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用 漢字

焦脣乾舌<초순건설>

bindol 2018. 7. 1. 18:01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만나는 건 참으로 쉽지 않은 모양이다. 국내외 곳곳이 늘 충격적인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계란 하나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세상인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또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 지수 또한 날로 높아져 이러다간 정말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하듯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계속적 주둔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래가지곤 어디 잠인들 마음 놓고 잘 수 있겠나. 그래서 떠오르는 성어가 초순건설(焦脣乾舌)이다.
 


초순건설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입술이 타고 혀가 마른다는 뜻이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孔子)의 제자 자공(子貢)이 노(魯)나라를 침략해 오는 제(齊)나라 군사를 막기 위해 뭇 나라를 돌아다니며 유세를 펼치던 중 월(越)나라로 가 월왕 구천(句踐)을 만났을 때다. 자공이 구천의 심중에 있는 말을 지적하며 그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자 구천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오(吳)나라와 싸워 패한 굴욕과 고통이 골수에까지 사무쳐 낮이나 밤이나 ‘입술을 타게 하고 혀를 마르게 하니(焦脣乾舌)’ 그저 오왕과 함께 죽는 게 소원이라고 한 데서 비롯됐다.
 
오로지 복수만을 골똘히 생각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해 입술이 타고 혀가 마르는 모습이 마치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하다. 마음을 졸이며 애를 태우는 노심초사(勞心焦思)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곧 북핵 완성의 시대를 맞게 될 우리의 처지가 초순건설이 아닌가 싶어 착잡하기만 하다. 우리가 초순건설의 착잡함을 곱씹고 있다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만사휴의(萬事休矣) 성어의 의미를 깊이 새길 필요가 있겠다. 북핵 폐기를 권하는 국제 사회의 거듭된 충고를 무시하고 북핵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는 고집을 피우다가는 마침내 ‘모든 게 끝장이다’란 만사휴의의 상황을 맞이하고 말 테니까 말이다.
 
 
유상철 논설위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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