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식 선생의 도움으로 다산이 제자 황상(黃裳)에게 준 증언첩(贈言帖)을 처음 보았다. 다산이 1815년 5월에 황상을 위해 써준 11조목의 친필이다. 내용이 다 아름다운데 그중 다음 한 단락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다산은 서울 시절 마당에 국화 화분 수십 개를 길렀다. 길 가던 사람이 열매 있는 유실수를 심지 않고 어찌 아무 짝에 쓸모없는 국화만 기르느냐고 타박했다. 다산은 형체만 기르려 들면 정신이 굶주리게 된다며, 실용이란 입에 넣어 목구멍을 넘기는 것만 가리키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실용만 따진다면 농사나 열심히 짓지 시는 무엇 하러 짓고 책은 어째서 읽느냐고 반박했다. 다산이 초의에게 준 필첩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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