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왕상진(王象晉·1561~1653)의 일성격언록(日省格言錄) 중 '복관(服官)'편은 벼슬길에 나가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적은 글을 모았다. 그중 한 대목.
이런 말도 보인다. '사대부는 마땅히 천하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지, 천하 사람이 상식적이라 여길 수 없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士大夫當爲天下必不可少之人, 莫作天下必不可常之事).' 상식에 벗어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천하가 무겁게 대접해 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관직에 나아가는 방법은 닥친 일은 내버려두지 않고, 지나간 일은 연연하지 않으며, 일이 많아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蒞官之法, 事來莫放, 事去莫追, 事多莫怕).' 급히 해야 할 일은 다 미뤄두고, 묵은 일만 있는 대로 들추다가 정작 일이 생기면 겁을 먹고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꽁무니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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