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用 漢字

烏有 -오유-

bindol 2018. 7. 2. 05:55

초(楚)나라가 자허(子虛)를 사자(使者)로 제(齊)나라에 보냈다. 제나라 왕은 자허와 사냥을 나갔다. 사냥에서 돌아온 자허에게 오유(烏有)가 물었다.



오유: “사냥은 즐거웠나?” 자허: “제나라 왕에게 초나라 사냥 이야기를 한 것이 즐거웠소.”



오유: “어떤 내용이요” 자허: “제나라 왕이 수레 천 승과 기병 만 명을 이끌고 사냥을 나가 으스대며 묻기에 초나라 운몽(雲蒙)의 사냥을 말했습니다.”



자허는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초나라를 과시했다. 자허는 제나라 왕을 응대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자랑했다. 오유가 비판한다.



“지나칩니다. 천리 길을 찾아온 선생을 제왕이 사대부와 수레·말을 동원해 함께 사냥하며 기쁘게 하고자 한 일을 어찌 떠벌려 자랑한다 하십니까? 당신의 말은 아름다운 초나라의 모습이 아닙니다. 선생은 제나라를 가벼이 보고 초나라 명성에 누를 끼쳤습니다.”



질책 반 자랑 반 오유의 말이 계속된다. “견문이 많은 우(禹)임금도 제나라 물산의 이름을 모두 들어보지 못했고, 계산 잘하는 은(殷)나라 시조 설(契)도 제나라 물산은 모두 계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나라 왕은 지위가 제후이기에 감히 유희(游戱)의 즐거움과 사냥터의 광대함을 말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선생은 또 귀빈으로 접대할 손님이었기에 제왕이 선생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것이지 어찌 응대할 수 없어서였겠습니까?”



옆 자리의 무시공(無是公)이 비웃으며 천자(天子)의 사냥터 상림원(上林園)의 화려함을 쏟아낸다.



이상은 한(漢) 무제(武帝)가 문장가 사마상여(司馬相如)를 중용하는 계기가 된 ‘자허부(子虛賦)’와 ‘상림부(上林賦)’의 요지다. 사치를 풍자해 절약과 검소함을 간(諫)했다.



등장 인물의 이름이 흥미롭다. 자허(子虛)는 빈말·허언(虛言), 오유(烏有)는 ‘어찌 이런 일이 있겠는가’, 무시공(無是公)은 ‘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아무 것도 없음, 모조리 사라진다’는 성어 ‘자허오유(子虛烏有)’가 여기서 나왔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를 도입하자 중국 일부가 “한·중 관계는 오유(烏有)”라 평한다. 한·중간 긴 굴곡의 역사는 결코 ‘오유’가 아닌 실체다. 양국 모두 냉정함이 절실할 때다.



 



신경진베이징 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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