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상 절세의 용모로 이름을 떨친 미인은 800명쯤 된다. 그중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4대 미인’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겐 ‘침어낙안 폐월수화(沈魚落雁 閉月羞花)’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침어(沈魚)의 주인공은 춘추시대 말기 월(越)나라의 서시(西施). 그의 미소에 연못 속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가라앉았다. 낙안(落雁)은 한(漢)나라 왕소군(王昭君)을 일컫는다. 그가 뜯는 처량한 비파 음색에 기러기마저 시름에 잠겨 내려앉았다. 폐월(閉月)은 후한의 초선(貂蟬)을 가리킨다. 밤하늘의 달조차 부끄러워 구름 속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한다. 수화(羞花)는 당(唐) 현종(玄宗)을 녹인 양귀비(楊貴妃)가 주인공. 꽃 또한 그가 내미는 손을 잡기가 수줍어 고개를 떨궜다는 것이다. 중국식 과장법의 극치를 보는 듯한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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