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光陰似箭·광음사전)”는 말이 있는가 하면, “하루가 1년과 같다(度日如年·도일여년)”는 시구도 있다. “가난함이 뜻을 바꾸지 못한다(貧賤不能移)”라고 '맹자(孟子)'는 말했지만, 송나라 스님 유백(惟白)은 “사람이 가난하면 뜻이 작아지고, 말이 마르면 털이 길어진다(人貧志短 馬瘦毛長)”고 반대논리를 펼쳤다. 이렇게 모순(矛盾)되는 고사성어는 적지 않다.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敦<9824>)는 연꽃의 독야청청(獨也靑靑)을 “진흙에서 나왔지만 더럽혀지지 않았다(出<6DE4>泥而不染)”고 칭찬했다. 한 잠언집은 “주사(朱沙)를 가까이 하면 붉어지고, 먹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된다(近朱者赤 近墨者黑)”라며 환경을 강조한다. 방패와 창을 파는 장사치가 자신의 견고한 방패는 어느 것도 뚫을 수 없고, 예리한 창은 모든 것을 뚫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에 사람들이 “그 창으로 그 방패를 뚫으면 어찌되오?”라고 묻자 상인은 대답을 못했다. 이렇듯 논리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일컫는 창과 방패의 고사는 한비자(韓非子) 난세(難勢)편에 나온다. 한비자는 현군(賢君)과 권세(權勢)는 양립할 수 없음을 주장하기 위해 창과 방패의 비유를 들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요순(堯舜·명군)이 권세를 얻으면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걸주(桀紂·폭군)가 세력을 얻으면 천하가 혼란해진다”는 말이 유행했다. 한비자는 이에 반대했다. 법을 안고 세를 업으면(抱法處勢·포법처세) 지도자의 현명함 여부와 상관없이 선정(善政)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인치(人治) 대신 법치(法治)를 내세운 셈이다. “준마가 끄는 튼튼한 수레를 부리는 데에 50리마다 정거장을 하나씩 둔다면 보통 마부에게 수레를 몰게 해도 빠르고 멀리 질주할 수 있고, 1000리 길도 하루에 주파할 수 있다. 꼭 이름난 마부 왕량(王良)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는 식이다. 12·19 대선이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한비자의 논리를 따르면 현명하고 어진 후보가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는 후보의 인격보다 모순된 공약이다. ‘복지를 늘리면서 증세하지 않겠다’는 공약은 모순이다. 모순된 공약의 피해는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다. 보통사람의 혜안이 필요할 때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xiaoka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漢字, 세상을 말하다] 矛盾 모순 |
'實用 漢字' 카테고리의 다른 글
| [漢字, 세상을 말하다] 淚 루 (0) | 2018.07.03 |
|---|---|
| [漢字, 세상을 말하다] 愼獨 신독 (0) | 2018.07.03 |
| 先始於隗<선시어외> (0) | 2018.07.03 |
| [漢字, 세상을 말하다] 颱風 태풍 (0) | 2018.07.03 |
| [漢字, 세상을 말하다] 刑法 형법 (0) | 2018.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