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의 전고(典故)를 살핀 건 마치 유행어처럼 “송구”를 말하는 정치인이 늘어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달 초 “경위를 떠나서 매우 송구스럽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 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송구”를 한 차례 말했다. 송구한 정치인으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으뜸이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속기록은 “송구”를 아홉 차례 적었다. 16번 “죄송”했고, “성찰(省察)”도 두 번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송구하다”를 “미안·죄송하다”로 순화했다. “사죄와 사과, 죄송·미안·송구가 비슷한 개념”이라며 “사과보다는 사죄가, 미안보다 죄송(송구)이 좀 더 무거운 개념”이라고 정리했다. 정말 마음이 두려울 때 “송구”를 입에 올려야 할 터다. 앞으로도 “송구하려는” 정치인은 새겨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