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어 8/8얼마 전 코리아중앙데일리에 한 독자가 회를 왜 sashimi로 썼느냐고 항의하는 e메일을 보냈다. sashimi는 일본 음식을 가리키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한국 음식인 회는 hoe나 saengseonhoe(생선회)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음식은 한국어 발음 나는 대로 쓰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hoe의 경우엔 좀 애매했다. 이미 sashimi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어 단어인 데다, hoe는 괭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라서다. 게다가 한국의 회나 일본의 사시미 모두 날생선의 살을 얇게 잘라서 먹는 음식으로 형태나 맛에 아주 큰 차이는 없다. 실제로 사시미와 회의 차이가 있다면 음식을 내오는 스타일 정도다.
외국인 에디터들과 모여 회의한 결과 한국 식당에서 한국식으로 나오는 회는 hoe로 쓰고 거기에 sliced raw fish라고 설명을 하기로 했다. 문맥에 따라 필요하면 Korean equivalent to Japanese sashimi 같은 설명을 추가한다. 단 일본 음식점에서 일본 스타일로 나오는 회는 sashimi로 쓰기로 했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일본어 우마미(うまみ)는 ‘감칠맛’에 해당한다. 우마미라는 말이 해외에 먼저 알려지면서 영어권에서도 이 말을 일본어 발음 그대로 umami라고 쓴다. sashimi처럼 umami도 메리엄 웹스터 사전 등에 올라 있는 영어 단어다. 이 때문에 감칠맛을 설명할 땐 gamchilmat, more widely known with Japanese word umami로 설명한다.
된장이나 고추장, 불고기, 비빔밥 같은 한국 고유의 음식의 경우 발음 나는 대로 쓰고 외국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된장은 ‘deonjang, or fermented soybean paste’으로 쓰고, 간장은 ‘ganjang, or soy sauce’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고추장은 gochujang이라고 쓰고 hot pepper paste라고 설명하거나 그냥 gochujang chili paste라고 쓰곤 한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그대로 이해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찜질방을 한국식 사우나(sauna)나 스파(spa)라고 설명하지 않고 그냥 jjimjilbang이라고만 해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음식이라면 한국어 발음 그대로 쓰는 게 그 맛과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이선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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