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상 논설위원
영혼은 투자할 때만 끌어모으는 건 아니다. 현 정부 초반, 공무원들은 전임 정부에서 피폐해진 영혼을 다시 끌어모을 것을 종용받았다.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 있는 존재가 돼야지, 그저 정권의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돼선 안 될 것입니다.” 취임 후 첫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에 영혼 없이 부역했던 공직자들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였다. 전 정부에서 피해를 봤던 ‘맑은 영혼’의 공무원들이 대거 중용됐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그중 한 명이다. ‘부당 명령 거부권’ 법에 넣으려다 여권에서는 공무원 불복종권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했다. 국가공무원법 57조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새 정부 출범도 하기 전인 2017년 1월 ‘직무상 명령이 위법한 경우 복종을 거부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불복종을 권리도 아닌 아예 의무로 만들고자 했다. 정부 출범 후엔 인사혁신처가 개정안을 주도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까지 받았다. ‘상관의 명령이 명백히 위법한 경우 이의를 제기하거나 따르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57조에 추가됐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말한 ‘영혼 없는 관료’의 취지는 덮어 둬야 했다. 베버는 대규모 조직의 효율성을 위한 이상적 모형으로 관료제를 들었고, 그 핵심 요소로 개인 감정이 배제된 공무원의 전문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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