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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펀드 사기극’ 조연엔 왜 책임 안 묻나[출처: 중앙일보]

bindol 2020. 11. 18. 05:04

장정훈 사회2팀장

 

라임과 옵티머스는 완전 사기극으로 판명 났다. 두 펀드는 각각 1조5000억원, 5000억 원대의 환매를 중단했다. 말이 좋아 환매 중단이지 사실은 투자자 돈 2조원을 날린 파산이다. 두 펀드 사기극의 주연은 검찰 수사를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 등이다. 이들은 이미 사기 혐의로 구속도 됐고, 더 파헤쳐질 여죄에 따라 상응한 처벌도 받을 것이다. 더해서 음지에서 이들을 도운 정치권 인사들도 하나둘 꼬리가 잡힐 터다.

이번 사기극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감초 같은 역할을 한 조연들이다. 사기극의 판을 깔아준 금융위원회와 한국예탁결제원, 그리고 주연의 대리인을 자처한 시중 은행과 증권사 없이 사기극은 불가능했다. 먼저 라임은 크게 3개의 모(母) 펀드를 구성했다. 2개(플루토TF-1호·테티스2호)는 대외용이자 투자자 미끼용이었다. 해외와 국내 상장기업에 투자해 기업 실적에 따라 펀드 성적도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나 1개(플루토FI-D1호)는 철저히 2개 펀드의 부실 가림막용이었다. 기업 실적이 불투명한 비상장사에 투자해 손실이 나도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라임은 대외용 2개 펀드가 전액 손실을 내자, 가림막용 펀드의 투자금을 퍼다 메꿨다. 전형적인 폰지 사기(돌려막기)다.

노트북을 열며 11/18

또 옵티머스는 안정적인 공기업 매출 채권 투자를 내세웠다. 하지만 2대 주주의 회사에 돈을 넣었고, 그 회사는 다시 부동산 개발이나 비상장사에 투자했다. 옵티머스도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 이렇게 라임이나 옵티머스의 폰지 사기가 가능했던 건 펀드사가 끌어모은 돈을 자신의 다른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자전(自轉) 거래를 허용한 금융위 탓이다. 여기에 두 펀드사가 건전 기업에 투자하는지 부실기업에 투자하는지 자산보유내역을 검증했어야 할 예탁원은 손을 놓고 있었다. 금융위는 사모펀드 육성을 위해서라고, 예탁원은 펀드사와 계약한 사무관리만 했다지만 궁색하다.

 



라임이나 옵티머스 펀드를 투자자한테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도 사기극의 조연 역할을 했다. 이들은 1%대 초저금리 시대에 두 펀드는 4%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꾀었다. 두 펀드의 피해자들 말을 들어보면 펀드사를 제대로 알고 투자한 사람은 거의 없다. 이들은 그저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린 우리은행이나 NH투자증권의 평판을 믿고 투자했다. 검찰은 사기극의 전말을 캐내면서 조연들 책임 역시 반드시 가려야 한다. 두 펀드 사기극의 막이 내리고 조연들이 무대 뒤로 숨게 내버려 둔다면 제2, 제3의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기극은 계속될 것이다.

장정훈 사회2팀장

[출처: 중앙일보] [노트북을 열며] ‘펀드 사기극’ 조연엔 왜 책임 안 묻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