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효리였다. 예명으로 ‘마오’가 어떨까 하고 던진 말이 문제였다. 중국이 발끈했다. 건국의 주역 마오쩌둥(毛澤東)을 한낱 오락 소재로 치부한 게 아니냐며 들끓었다. 8월의 일이었다. [유상철의 차이나는 차이나]
10월 초엔 방탄소년단(BTS)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으로 한·미가 겪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했는데 중국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한미가 겪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방탄소년단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중국 네티즌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한 달 후엔 블랙핑크를 때렸다. 짙은 화장을 하고 맨손으로 아기 판다를 만져 판다 건강에 위험을 줬다며 비난했다.
중국 네티즌은 블랙핑크가 아기 판다를 맨손으로 만져 판다의 건강을 위협했다고 비난하며 문제를 삼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산하에 있지만, 대중적 인기는 더 높다. 독자가 많고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기원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주장했다가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후 호주산 와인과 설탕, 목재 등 각 품목의 중국 수출이 줄줄이 불허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연합뉴스] 국가가 이럴진대 하물며 기업이랴. 지난해 베르사체와 구찌 등의 글로벌 브랜드 모두 중국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홍콩을 중국과 분리해 표기했다가 중국에서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된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 중국의 애국주의 강조는 더욱 강화됐다. 중국의 존엄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행위나 발언을 한 상대에겐 가차없는 비판이 가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이후 필사적으로 소련 해체의 경험을 연구했다. 그리고 교훈을 도출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에 있는 환구시보는 중국의 애국주의 정서를 자극하는 기사를 주로 게재하며 급성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시대 들어 중국에서 유난히 애국주의가 강조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존엄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일이 생기면 상대가 누구인지를 가리지 않고 벌떼같이 일어서 공격한다.
중국 애국주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시진핑은 사회주의에 대한 노선 자신, 이론 자신, 제도 자신, 문화 자신 등 4대 자신을 역설한다. 중국인이 사회주의 정신으로 무장한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데 한류 스타에 열광하는 중국의 일부 젊은 세대가 못마땅한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의 농구스타 야오밍도 새끼 판다를 맨손으로 만진 적이 있다며 과거 사진을 찾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중국의 애국주의는 양날의 칼이다. 중국 민심을 공산당 지지로 이끄는 데 효과는 있겠지만, 중국 내 애국주의 고양과 반비례해 국제사회에서의 중국 매력은 사라진다. 매력을 잃으면 더는 대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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