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36.천마(天馬)

bindol 2020. 12. 21. 06:20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36.천마(天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4. 1. 9. 09:00


천마의 모습을 형상화한 중국의 대표적 유물.
날개를 달아 천마를 표현한 서양과는 달리 말굽 밑의 새(제비 모습)로써 말이 하늘을 나는 상황을 그렸다.


말의 해라서 말에 관한 말들이 많이 나돈다. 말은 예로부터 중요한 군사적 물자였다.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전략적 요소에 해당했다. 그래서 말은 매우 귀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치는 말이 하늘의 말, 즉 천마(天馬) 아닐까. 아무래도 단어에 ‘하늘’을 가리키는 天이라는 글자가 붙으면 대상을 높이거나 상찬하는 말이다.

천마의 유래는 흉노 등 중국 서북지역의 유목민들을 물리치고 영토 확장에 관심이 많았던 한(漢)나라 무제(武帝)와 관련이 있다. 그가 서역에 훌륭한 말이 한 마리 있어 그를 탐낸 사람들이 잡으려고 애를 써도 결국 잡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울러 사람들이 털색이 고운 암말을 풀어 유인해 결국 새끼를 낳았는데, 핏빛과 같은 땀을 흘리며 말굽으로 바위를 디디면 그곳이 움푹 팬다는 얘기도 들었다.

전쟁에 관심이 많았던 황제인지라 그 말이 탐나지 않을 수 없다. 갖은 교섭 끝에 엄청난 비단을 보내고 그 새끼 말 한 마리를 얻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 그 말이 곧 천하의 명마였다고 했다. 역사에 등장하는 천마는 곧 그 말을 가리킨다.

그러나 상상 속의 천마도 있다. 하늘이 내린 말이다. 또는 전설이나 설화 등에서 신비롭게 나타나 사람들을 위기로부터 구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하늘의 말이 자유분방하게 ‘날듯이 뛰어 다니는 모습’을 가리키는 성어가 ‘천마행공(天馬行空)’이다. “공중(空)을 다닌다(行)”고 적었으니 날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셈이다.

성어 ‘天馬行空’은 문장이나 그림 등의 기세가 아주 대단함을 가리킨다. 따라서 좋은 뜻이다. 사람의 운세도 그렇게 공중을 자유자재로 떠다니는 천마처럼 펼쳐지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그러나 반대의 뜻도 있다. 그 자유로움이 지나쳐 두서없이 아무데나 발길을 향하는 경우다.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여러 곳으로 튀거나, 실속을 따지지 못하는 마구잡이식의 행동에도 이런 말을 쓴다.

말은 사람이 흉내를 낼 수 없는 속도로 천리를 내닫는 긴요한 동물이지만, 이렇듯 사람의 심사(心思)와 행위에 빗대서는 다른 의미도 함축하는 놈이다. ‘마음은 원숭이, 생각은 말’이라는 뜻의 한자 성어가 ‘심원의마(心猿意馬)’다. 이리저리 의심이 많아 손질만 하는 원숭이, 한 번 들판에 나서면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말을 가리킨다.

말의 해에 나도는 말의 의미가 제법 많다. 천리를 내닫는 말의 기상도 좋지만, 그 한 편으로는 펄펄 뛰기만 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말의 경우도 새겨야 한다. 좋은 점을 새기되 나쁜 점은 거를 수 있어야 바람직하다. 대단한 기운으로 내닫는 말, 그러면서도 제 때 제 장소에서 멈출 수 있는 말이 바람직하다. 그 색깔이 푸른색의 청마(靑馬)이건 하얀색의 백마(白馬)이건 다 그렇다.

 

 

[한자 풀이]

 

 

 

(하늘 천), (말 마)

(갈 행)

(원숭이 원):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고릴라와 침팬지 등의 유인원과에 속하는 큰 원숭이를 가리킨다. 그보다 작은 원숭이들은 보통 猴(후)로 적는다.

 

 

[중국어&성어]

 

 

天马(馬)行空 tiān mǎ xíng kōng: 본문에서 소개한 새김과 같다. 두 가지의 뜻이 있다.

心猿意马 xīn yuán yì mǎ: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원숭이, 마구 날뛰는 말. 마음과 생각이 그 두 놈처럼 갈피를 잡지 못해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비슷한 성어로 心烦(煩)意乱(亂) xīn fán yì luàn 이 있다. 역시 마음이 번잡하고, 생각이 차분하지 않은 경우다.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36천마天馬?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