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징벌만큼 다양한 것도 드물다. 징벌은 실수나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강제되는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 처벌이다. 절대 권력일수록 징벌은 혹독했다. 중국 고대의 절대 왕권은 징벌을, 자연 법칙으로 포장하기를 좋아했다. 절대 권력자인 천자(天子)가 내리는 징벌은 자연법칙과 동격이며, 따라서 거스를 수 없다는 뜻을 담기 위해서다. 중국이 창안한 자연법칙은 오행(五行)이다.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는 “하늘에 오행이 있으니, 수화금토목(水火金土木)이다. 오행은 때를 나눠 만물을 생육한다”고 설명한다. 『상서(尙書)』, 즉 『書經(서경)』에도 오단(五端), 오례(五禮), 오교(五敎), 오벌(五罰), 오과(五過) 등 오전(五典)이 나온다. 오행의 원리를 준용한 분류다. 자연, 징벌도 오형(五刑)이 됐다. 사형(死刑), 궁형(宮刑; 생식기 제거), 월형(刖刑; 발꿈치 베기), 의형(劓刑; 코 베기), 경형(黥刑: 얼굴과 팔뚝에 죄명 새기기)이다. 성경(聖經)에도 수많은 징벌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와 40년간 광야를 헤맨 것도, 70년간 바벨론 유수(幽囚)를 겪은 것도 모두 하나님의 징계였다.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우리 어머니도 자식을 그처럼 혹독하게 징계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이라며?”라고 반문한다.
|
'한 週 漢字'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週 漢字] 元(원)-원점이자 새로운 시작점 (0) | 2021.01.23 |
---|---|
[한 週 漢字] 新(신)-깨트려야 새로워진다 (0) | 2021.01.09 |
[漢字, 세상을 말하다] 鮮克有終<선극유종> (0) | 2020.12.12 |
[漢字, 세상을 말하다] 詭辯<궤변> (0) | 2020.11.28 |
[漢字, 세상을 말하다] 六國論〈육국론〉 (0) | 2020.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