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아 산업2팀 기자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억대 화소를 지닌 모바일 이미지 센서를 개발했다. 그런데 이 센서는 삼성전자 단독이 아니라 초기부터 중국의 샤오미와 협력한 결과물이다. 지난 7월엔 독일 고급차 시장의 맞수인 BMW와 다임러가 함께 자율주행차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스라엘 업체인 엠디고와 공동으로 의료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엠디고는 사고시 차에 부착된 각종 센서를 통해 탑승자가 어디를 얼마나 다쳤는지 의료 정보를 분석하는 업체다.
최근 5년 사이 글로벌 산업계에선 경쟁자끼리, 전혀 다른 업종끼리, 국적이 다른 기업끼리 손을 잡는 일이 다반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가 기본적으로 ‘손에 손잡기’ 시대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도 사물과 사물을 싹 다 인터넷으로 연결시킨 ‘사물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얻고,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켜 의사 결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사회가 핵심이다.
자동차 세계 1위 기업이라면 마음 같아서야 반도체부터 카메라·센서·AI기술까지 개발해 ‘우리만의’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고 싶겠지만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분야별로 잘 하는 업체와 손을 잡고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기술)을 가장 빠르게 내 놓아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쉬는 게 훨씬 이득이다. 그래서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이 손에 손을 잡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일본발 경제 규제의 대책으로 지나치게 ‘국산화’를 강조하는 건 자못 우려스럽다. 국산화는 공급선 다변화의 일환으로 추진하되 필요한 기술이나 제품은 경쟁력 있는 국내외 기업과 합작사 등의 형식으로 협력하거나 인수합병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다. 흩어지면 죽고 남과 뭉쳐야 사는 초연결 시대다.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출처: 중앙일보] [분수대] 뭉쳐야 산다 ‘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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