止
지(止) 곧 멈추어라!
멈춘다는 것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상념이나 마음속을 들락날락하는
걱정 따위를 다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큰 배움의 길은 여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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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를 지(止-0)어조사 어(方-4)이를 지(至-0)좋을 선(口-9)
큰 배움의 길 또는 정치는 밝은 덕을 밝히는 '明明德(명명덕)'에서 시작하여 백성을 가까이하는 '親民(친민)'으로 이어지는 내내 지극히 좋은 것 곧 至善(지선)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이것이 '在止於至善(재지어지선)'이다.
至善(지선)은 말 그대로 "지극히 좋다 또는 착하다"는 뜻이다. 善(선)에는 착하다, 좋다, 길하다, 잘하다, 옳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이 모두 하나로 통한다. 옳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고 또 착하고 길하며 좋은 것이라는 뜻이다. 善(선)의 金文(금문)을 보면, 羊(양) 한 마리를 가운데 두고 말씀 言(언)이 양쪽에 놓여 있다. 양은 송사에서 판결에 쓰이는 신령한 짐승이고, 두 개의 言(언)은 原告(원고)와 被告(피고)를 가리킨다. 원고와 피고가 신령한 양 앞에서 맹세를 하고 판결을 받는 형태다. 이에 대해서는 '墨子(묵자)' "明鬼 下(명귀 하)"에 관련 내용이 나오므로 자세히 알 수 있다.
"옛날 齊(제)나라 莊公(장공)의 신하로 王里國(왕리국)과 中里徼(중리요)가 있었다. 이 두 사람은 3년 동안이나 송사를 벌였으나 끝내 판결이 나지 않았다. 장공은 두 사람을 모두 죽이려 했으나 죄 없는 자를 죽일까 두려웠고, 모두 놓아주자니 죄 있는 자를 놓아줄까 걱정되었다. 이에 두 사람에게 양 한 마리를 끌어다 놓고 사당에 가서 맹세하게 하였더니, 두 사람 모두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구덩이를 파서 양을 죽여 피가 솟아나게 하였다.
왕리국은 맹세문을 다 읽었으나, 중리요가 맹세문을 읽을 때는 채 절반도 읽지 않았음에도 양이 벌떡 일어나서 중리요를 들이받아 그의 다리를 꺾어버렸다. 사람들은 중리요를 때려 맹세하던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그때 제나라 사람들 모두 이를 보았고, 멀리 있는 사람들도 다 들었다."
이 이야기에서 장공이 고민했듯이 누가 죄를 지었는지 알 수 없을 때는 함부로 처결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양쪽에 똑같은 처분을 내려도 옳지 않다. 이때 양을 두고 그 앞에서 맹세를 하여 신령한 힘을 빌어서 판결을 했는데, 양이 보여준 결과가 바로 善(선)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迷信(미신)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잘잘못이 결정된 것 자체가 옳으며 좋은 일이라는 사실이다. 죄가 없는 사람은 죄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죄가 있는 사람은 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이것이 바로 선이다.
말하자면, 사람들의 사사로운 이익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옳고 좋은 것,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것, 이것이 선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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