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한국도 ‘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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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페이지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민철입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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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광주 북구청 교차로에서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우산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한 시민이 뛰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노는 곳은 햇빛이 쨍쨍했지만 앞벌에 짙은 그림자가 짐과 동시에 소나기의 장막이 우리를 향해 쳐들어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기성을 지르며 마을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나기의 장막은 언제나 우리가 마을 추녀 끝에 몸을 가리기 전에 우리를 덮치고 만다. 빗줄기가 불화로처럼 단 몸뚱이를 사정없이 후려치면 우리는 드디어 폭발하고 만다.’ 박완서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묘사한 유년 시절 기억 중 인상적인 장면이다.
▶그 당시엔 예고 없는 소나기가 일상이었겠지만 첨단 관측 장비로 무장한 채 예보하는 요즘에도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수 일째 느닷없이 소나기가 쏟아지길 반복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도 퇴근할 때 세찬 소나기가 내려 당황했다. 시간당 20~30㎜의 매우 강한 소나기였다. 바람까지 불어 사람이 걷기도 힘들었다. 자동차 와이퍼를 빨리 해도 앞이 잘 안 보이는 수준이었다.
▶기상 전문가들은 요즘 우리나라 대기가 오뚜기가 거꾸로 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나라 북동쪽 5㎞ 상층에 찬 공기가 두 달 가까이 머물러 있다. 위쪽 공기는 차가운데 낮 동안 저층부 기온이 오르면 대기 상태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시로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까지 치는 것이다. 이런 소나기 구름은 이동해오는 것이 아니라 국지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예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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