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캠프 출신 선관위원 돌연 사표, 또 무슨 일 꾸미나
조선일보
국민의힘 항의받는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이 임기를 6개월여 앞두고 청와대에 갑자기 사표를 냈다. 중앙선관위에서 한 사람밖에 없는 상임위원은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요직이다. 그런 책임을 맡고 있는 조 위원이 돌연 물러나겠다고 하는데 본인은 물론이고 누구도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애초 선관위원이 될 수 없었다. 문재인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이 어떻게 중립이 생명인 선거 관리 업무를 맡나. 선수가 심판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조 위원 임명을 강행했다. 조 위원은 ‘충실하게' 편파 심판 역할을 해 왔다. 작년 총선 때 선관위는 ‘친일청산’ ‘적폐청산’ 문구가 포함된 여권 지지층의 투표 권유 현수막은 허용하고 ‘민생파탄’이라 적은 야당 후보의 투표 독려 문구는 불허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안철수신당’ ‘비례자유한국당’ 등 야권이 쓰려 했던 당명도 못 쓰게 했다.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선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시민단체 캠페인을 막았다.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촉구 광고를 낸 시민은 선거법 위반 조사를 받았다. 반면, ‘오세훈은 자격 없다’ ‘박영선 엄청나게 지지한다’는 피켓을 든 시민단체들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교통방송의 ‘#1합시다’ 캠페인도 ‘기호 1번(민주당)’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무사통과였다.
이런 역할을 해온 조 위원이 그만두겠다는 것은 또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다. 그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또 친정권 인물을 강행 임명할 수 없어 일찌감치 알박기를 하려는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선거용이라면 못 하는 일이 없는 문 정권이니 정말 그런 생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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