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서 범죄의 자취는 퍽 길다. 그런 범법자를 거두는 곳이 감옥(監獄)이다. 그러나 이 단어의 등장은 아주 늦다. 중국에서는 청(淸)대 이후에야 지금의 뜻으로 나타난다. 한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현한 단어는 土(환토)다. 흙벽으로 둥글게 두른 형태를 ‘둥글다’는 뜻의 (환)으로 적었다. 다음에 출현해 일반적으로 쓰였던 말은 영어(囹圄)다.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단어로, 사람을 가축의 우리 등에 가두고 행동을 제약(制約)한다는 의미다.
소나 양을 키우는 외양간을 가리키는 한자 牢(뢰)도 나중에 감옥을 뜻하는 글자로 발전했다. 말을 가둬서 기르는 (어)라는 글자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가축을 기르는 곳에 죄 지은 사람을 가두는 게 관행이었던가 보다.
獄(옥)은 주로 일반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송사(訟事)를 뜻하는 글자다. 그러다 다툼에 이은 구금(拘禁) 등의 의미를 얻어 지금의 監獄(감옥)이라는 단어로 발전했을 것이다. 請室(청실)이라는 말이 흥미를 끈다. 한(漢)나라 때 등장한 단어다. 죄 지은 관리들을 가두는 곳이다. 앞의 請(청)은 ‘권하다’ ‘청하다’의 새김이다. 불법을 저지른 관리를 가두고 자백하며 용서를 구하라고 만든 일종의 특별한 감옥이다. 그곳에 갇히는 사람이 囚(수)다. 우리 쓰임으로는 죄수(罪囚), 수인(囚人) 등이 대표적이다. 囚徒(수도) 또는 囚犯(수범)으로도 적는다.
南冠(남관)과 楚囚(초수)도 죄수를 일컫는 용어다. 춘추시대 楚(초)나라와 晋(진)의 이야기다. 당시 두 나라의 전쟁에서 진나라에 붙잡혀 온 초나라 악사(樂師)가 북녘에선 볼 수 없는 ‘남쪽 모자(南冠)’를 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또 그 출생지를 직접 가리켜 불렀던 ‘초나라 죄인’, 楚囚(초수)도 일반적인 죄수를 가리키는 용어로 발전했다.
은어로 감옥을 ‘빵’이라고도 한다. 감옥과 같은 말, 감방(監房)을 은밀하게 부르는 말이다. 대통령을 지낸 이가 잇따라 ‘빵’으로 향할지 모른다. 사법의 정의를 외치는 이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국격이 ‘빵’에 갇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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