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生은 갑골문에서 땅(一) 위로 솟아나는 싹(철·철)의 모습을 그렸는데, 때로는 땅을 나타내는 가로획 대신 土(흙 토)를 넣어 그 의미를 더욱 구체화하기도 했다. 그래서 生의 원래 뜻은 초목이 ‘자라나다’이며, 이로부터 出生(출생)이나 生産(생산) 등의 뜻이 생겼다. 여기서 다시 生物(생물)처럼 ‘살아 있음’을, 生鮮(생선)처럼 ‘신선함’을, 天生(천생)처럼 ‘천부적임’을, 生疎(생소)처럼 ‘낯설다’는 뜻을, 다시 書生(서생·공부하는 사람)이나 小生(소생·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처럼 ‘사람’을 뜻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笙(생황 생)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生) 대나무(竹·죽)로 만든 악기를, 牲(희생 생)은 희생에 바칠 산(生) 소(牛·우)를, 姓(성 성)은 여자(女·여)가 낳은(生) 모계 중심의 혈통을, 性(성품 성)은 나면서부터 갖는 천성적인(生) 마음(心·심)을 말한다.
또 %(腥·비릴 성)은 살아있는(生) 고기(肉·육)를, ’(비릴 성)은 살아있는(生) 물고기(魚·어)를 말하며, 여기서 ‘비리다’는 뜻이 나왔다. 또 생(눈에 백태 낄 생)은 눈(目·목)에 생겨난 희끄무레한 막을, &(재물 생)은 재물(貝·재)이 생겨남을, 생(녹 생)은 쇠(金·금)에 생기는 ‘녹’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여기서 파생된 甦(蘇·깨어날 소)는 다시(更·갱) 살아나다(生)는 의미를 담았다. 또 産은 彦(선비 언)의 생략된 모습이 소리부로 生이 의미부로 기능하여 ‘만들어 냄’을, 여기서 파생된 산(대패 산)은 나무를 깎아 새 물건을 만들어 내는 쇠(金)로 만든 공구를, ((깎을 산)은 그러한 칼(刀·도)로 깎아 냄을 말한다.
나아가 甥(조카·사위 생)은 낯선(生) 남자(男·남)의 아이라는 뜻으로, ‘자매의 자식’, ‘외손’, ‘사위’ 등을 뜻한다. 옛날 모계사회에서는 아이를 어머니 집안에서 키웠고, 외사촌들과의 결혼도 가능했다. 그래서 舅(시아비 구)에 외삼촌과 장인의 뜻이, 甥에 조카와 사위의 뜻이 함께 담겨 있고, 조카(甥)는 모계 쪽에서 볼 때 바깥의 다른 남자가 낳은 존재였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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