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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가짜 뉴스’ 유포하는 ‘fake person’의 운명

bindol 2021. 10. 6. 05:39

[윤희영의 News English] ‘가짜 뉴스’ 유포하는 ‘fake person’의 운명

윤희영 에디터

 

윤희영 에디터 - 조선일보

동시통역대학원(한국어·스페인어·영어)과 뉴욕특파원 출신으로, ‘윤희영의 News English’를 통해 시사·영어·작문을 한 자리에서 ‘원 스톱’으로 섭취할 수 있는 ‘모둠상’을 차려내고 있습

www.chosun.com

입력 2021.10.05 00:00

 

 

내년 대선(presidential election)을 앞두고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be rampant) 있다. ‘대장동 게이트’ 몸통 세력도 법망을 피하려고(in a bid to slip from the grip of the law) 적반하장 격으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bamboozle the public).

‘가짜 뉴스’를 fake news라고 한다. fake는 형용사로 ‘거짓된’ ‘모조의’, 명사로 ‘위조품’ ‘사기꾼’, 동사로 ‘날조하다’ ‘~인 척하다’라는 뜻이다. 어원(etymology)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범죄 관련 기원(criminal origins)을 갖고 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be convincing).

현재의 의미(current meaning)와 비슷하게 쓰이기 시작한 건 200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1819년 제임스 복스라는 인물이 편찬한 범죄자 은어(criminal slang) 사전에 처음 소개됐다. 영국 출신 전과자(ex-convict)였던 그는 1800년대 초 호주 교도소에 복역하면서(serve time) 들었던 18세기 말~19세기 초 범죄자들 은어(flash language)를 모아 정리했다. 범죄자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가장하고 누군가가 범행 모의를 엿들어도(overhear their scheming) 이해하지 못하게끔 사용한 은밀한 용어(veiled jargon)들이었다.

 

당시 용례를 보면 fake의 목적어로 사람이 오면 그에게 총을 쏘거나, 상처를 입히거나, 강도짓 하는 걸 의미했다. fake+사람+out and out은 살해한다는 뜻이었고, fake oneself는 사악한 목적을 위해(for a sinister purpose) 자해를 하거나 외모를 변형하는(inflict wounds on, or disfigure, themselves) 행위를 말했다. 또 fake one’s pin은 강제 노역·병역을 피하기 위해(in order to escape forced labor or military service) 병에 걸리거나 다친 척하는(feign illness or injury) 것을 의미했다.

 

fake는 ‘광을 내다(polish)’ ‘닦아내다(wipe clean)’ 뜻을 가진 독일어 단어 fegen, 네덜란드어 vegen과 관련 있다는 설이 있다. 실제보다 더 값어치 있게 보이려(appear more valuable) 한다는 함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지만, 연관 개연성은 그리 크지 않다. 또 다른 설로는 ‘만들다’ ‘하다’ 뜻을 가진 라틴어 동사 facio의 파생어 fac에서 유래했다는(derive from fac, a derivative of the Latin verb) 것이 있는데, 복스의 은어 사전 용례들을 보면 이 설이 그나마 설득력 있다(be persuasive).

 

‘fake person’이라는 표현이 있다. 말하자면(so to speak) ‘가짜 사람’ ‘가짜 인간’이라는 뜻인데, 말과 행동이 진심이나 진정한 의도(true feelings or intentions)에서 우러난 것이 아닌 위선적이고 진실하지 못한(be hypocritical and ungenuine) 인물을 지칭한다. 대선에서든 대장동에서든 국민을 기만하고 오도한(deceive and mislead the people) 그런 작자는 부디 교도소에 가서 fake 사전은 못 만들지언정 왜 자신에게 fake 딱지가 붙었는지는 깨닫고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