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2>풍랑에 맞서는 태도

bindol 2021. 11. 1. 05:38

 

맹수를 만나도 피하지 않는 사냥꾼처럼 우리 역시 인생의 풍랑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삶이 끊임없는 풍랑 속에서 단련된다 해도, 풍랑은 언제나 달갑지 않다. 풍랑이 다가오면 우리는 뒷걸음치면서 숨을 곳을 찾는다. 어떻게 하면 이런 수동성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풍랑을 대할 수 있을까.

노나라(기원전 1042년∼기원전 256년)의 장수 양호가 송나라를 공격했을 때의 일이다. 양호는 포악하고 파렴치한 만행을 많이 저질러 사람들에게 원한을 샀다. 어느 날 공자가 송나라를 방문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공자를 둘러싸고는 마구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은 공자를 양호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자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묵묵히 거문고만 연주했다.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연주를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물에서 만나는 용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어부의 용기이고, 육지를 다니면서 외뿔소나 호랑이를 피하지 않는 것은 사냥꾼의 용기다. … 자신이 곤궁하게 된 것을 운명으로 알고, 뜻을 이룰 때가 있다는 것을 알며, 큰 어려움이 닥쳐와도 두려워하지 않음을 아는 것이 바로 성인의 용기가 아니겠는가. 나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용기란 ‘아주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다. 어부에게 ‘어부의 용기’가 없는 것은 나약한 것이고, 사냥꾼에게 ‘사냥꾼의 용기’가 없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덕목이다. 다음은 법구경에 나온 문구다. “떨쳐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지 않고, 젊음만 믿고 힘쓰지 아니하며, 나태하고 마음이 약해 인형처럼 비굴하면 그는 언제나 어둠 속을 헤매리라.”

 

뒷걸음치지 말고, 숨을 곳을 찾지 말자. 끝없이 닥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운명임을 받아들이자. 그럴 때 비로소 우리 인생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