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의 말과 글] [226] ‘너 자신이 되라’는 충고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라’는 이 문장은 지난 20년간 내가 소셜미디어의 프로필에서 가장 많이 본 문구다. 이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정말 많아서, 나 역시 어느 시절 이 문장을 가슴에 새긴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을 ‘최악의 조언’이라고 충고한 사람이 있다. ‘오리지널스’의 저자 애덤 그랜트의 말에 따르면 진정성이란 양날의 검으로, 우리가 ‘오프라 윈프리’가 아닌 이상 이 말이 위험한 충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지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어떻게 될까. ‘빨간 머리 앤’에는 앤을 보자마자 ‘홍당무’라고 말한 이웃 아주머니가 등장한다. 그녀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앞세운 결과, 이웃에게 많은 오해를 산다. 사람들은 대부분 솔직함을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솔직함을 싫어한다. 솔직함은 무례함이나 공격성으로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되는 것 이외에 추구해야 할 더 나은 가치가 있을까.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허미니아 아이바라 박사는 진정성 대신 성실성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그녀에 의하면, 진정한 자아 자체가 환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내면의 목소리를 찾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외면을 찾으라고 말한다. 먼저 외면의 자아를 만들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얻는 것이다. 힘들어도 웃다 보면 즐거워지는 것처럼 행동은 뇌를 변화시킨다. 박사는 “리더처럼 행동해야 리더처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 성실함은 관찰과 행동을 전제한다. 되고 싶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나 애플 같은 기업이 강조하는 변화의 리더십이 그것이다. 복잡한 얘기처럼 보이지만 이 말을 애덤 그랜트식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너 자신이 되지 말고, 바로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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