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 세상을 말하다] 急流<급류>
물의 흐름을 나타내는 글자가 流(류)다. 이 글자의 원래 꼴에 대한 풀이는 일정치 않다. 단지 물 氵(수)와 오른쪽의 요소가 사람이다. 따라서 流(류)는 사람을 떠내려 보낼 정도의 물 흐름을 표시했던 글자다.
물의 흐름은 다양하다. 조석(潮汐)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물의 큰 흐름은 조류(潮流)다. 따뜻한 물의 순환이면 난류(暖流), 그 반대라면 한류(寒流)다. 요즘은 한국의 문화 산업 흐름을 지칭하는 한류(韓流)라는 말도 유행을 타고 있다.
지형에 따라 상류(上流), 중류(中流), 하류(下流)가 있다. 물 흐름의 본체에 해당하면 본류(本流), 주변에서 이 본류를 향해 흘러들어오면 지류(支流)다. 본체의 흐름에서 떨어져 나가면 분류(分流)다.
보통은 맑은 물줄기를 청류(淸流)라고 부른다. 그 반대의 경우는 탁류(濁流)다. 물의 맑음과 혼탁함을 인생에 빗대는 경우가 제법 많다. 나름대로 제 절조를 지키면서 생업에서도 일가를 이룬 사람을 우리는 명류(名流)라고 적는다.
물 흐름의 위를 형성하는 부분을 부류(浮流)라고 할 수 있을 테다. 그에 비해 물 흐름의 아래를 형성하는 부분이 저류(底流)다. 물이 급격한 흐름을 타는 경우는 급류(急流)다. 험악한 물길을 지칭한다. 때로는 이를 격류(激流)로 적기도 한다. 물 흐름이 합쳐지는 합류(合流)의 지점에서 여러 갈래의 줄기가 부딪혀 급격한 맴을 돌 때는 소용돌이, 즉 와류(渦流)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인생 또한 물 흐름과 같다. 물 흐름을 따라 흘러 내려오면 流(류), 흐름을 거슬러 오르면 連(연)이라고 했다. 맹자(孟子)의 분류다. 流連忘返(유련망반)이라는 성어는 여기서 나왔다. 물 흐름 따라 놀다가 제 자리를 잊는다는 얘기다. 흘러내릴 때나 거슬러 오를 때나 제가 서 있어야 할 곳에 돌아오는 일을 잊지 말라는 경고다.
요즘 남북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한반도는 그야말로 급류, 격류, 와류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키면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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