站ㆍ富ㆍ强<참ㆍ부ㆍ강>

“이웃은 선택할 수 있지만 이웃 나라는 선택할 수 없다(隣居是可以選擇的 隣國是不能選擇的)”는 말이 있다. 이웃이야 싫으면 이사하면 되지만 이웃 나라는 그럴 수 없으니 잘 지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나 일본을 향해 가끔 쓰는 말이다. 말이야 옳긴 한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중국으로부터 거친 보복을 당했던 우리로선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우냐는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론 웃는 얼굴로 또 때로는 화난 얼굴로 다가올 중국을 제대로 상대하려면 우리의 깊이 있는 중국 연구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어디로 가나. 시진핑이 지난달 19차 당 대회 보고에서 밝힌 세 글자를 주목해야 한다. 우선은 ‘참(站)’이다. 참(站)은 뜻을 나타내는 입(立)에 음을 말해 주는 점(占)이 더해진 것이다. 입(立)은 사람이 팔을 벌리고 땅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본떴다. 시진핑이 말한 중국의 ‘참기래(站起來, 일어서다)’ 시대는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일컫는다. 그다음은 ‘부(富)’다. 부(富)는 집(宀) 안에 술 항아리가 놓인 형상을 가리킨다. 술은 언제 빚게 되는가. 곡식이 먹고 남을 정도로 풍부해야 하지 않나. 즉 삶에 기름기가 흘러야 한다. 시진핑이 말하는 중국의 ‘부기래(富起來, 부유해지다)’ 시대는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덩샤오핑(鄧小平) 시대를 말한다. 이 시대는 덩의 방침을 계승한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두 지도자 시기도 포함한다.
중요한 건 시진핑이 자신의 시대로 내세운 키워드 ‘강(强)’이다. 시진핑은 중국이 이제 ‘강기래(强起來, 강해지다)’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강(强)’은 활(弓)에 머리를 치켜든 뱀 모양이 변한 글자 충(虫)이 더해진 것이다. 중국 전설 속의 영웅 예(羿)가 태양을 쏘아 떨어뜨릴 때 사용한 무기가 활이다. 강(强)에는 그만큼 강력하고 공격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다.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시진핑의 중국이 바로 그런 모습으로 여겨진다. 우리에게는 참(站)과 부(富)를 지나 강(强)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새로운 중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상철 논설위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