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지면 감옥 간다” 충격 발언 뒤 바로 번복, 몇 번째인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22일 “대선에서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이 논란을 빚자 25일 “내 얘기가 전혀 아니었다. 검찰 공화국 우려를 표현했던 것”이라고 곧바로 말을 바꿨다. 대선에서 진 사람에게 없는 죄를 씌워서 감옥에 보낸 일은 민주화 이후 없었던 일이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했던 대선 후보도 물론 없었다. 그래서 이 후보 말을 듣고 놀란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청와대 아니면 감옥행’이라는 인식을 보인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한 일이다. 대장동 비리 의혹을 걱정하다 나온 말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여권 내부에서도 “하지 말았어야 할 얘기”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후보가 서둘러 자기 말을 주워 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분명하게 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것 역시 국민을 당혹스럽게 한다. 자신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말해 놓고 불리해지자 주어(主語)를 없애는 식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해 “(그 조항을)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누가 봐도 이 후보 본인이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배임 혐의를 인정하는 발언으로 비쳐지자 다음 날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내가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라고 했다. 주어를 바꾼 뒤 자신은 보고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은 내가 설계했다.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시켰다”고 했다. 그러다 책임 논란이 불거지자 “민간 사업자 내부 이익을 나누는 설계를 한 건 아니다”고 했다. 유동규씨에 대해서도 “측근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 “누가 임명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수시로 말을 바꿨다. 그는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가 여권 내부 비판을 받자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했다. 정치인이 말을 바꾸는 경우는 흔히 있었다. 그러나 이 후보 같은 경우는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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