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대
중앙일보
유자효 시인
대
김교한 (1928- )
맑은 바람 소리 푸르게 물들이며
어두운 밤 빈 낮에도 갖은 유혹 뿌리쳤다
미덥다 층층이 품은 봉서 누설 않는 한평생.
-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85 ‘미완성 설경 한 폭’
경남의 혼을 지키는 향토 시인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우리가 사는 한평생에는 얼마나 유혹이 많은가? 어두운 밤 빈 낮에도 갖은 유혹을 뿌리치고, 층층이 품은 봉서(封書)를 한평생 누설 않다니, 아! 그 얼마나 미더운가? 진정 만나고픈 모습을 대에서 본다. 대는 그리하여 맑은 바람 소리를 푸르게 물들일 수 있는 것이다.
김교한 시인은 울주에서 태어나 경남 지역에서 교직에 봉직한 분이다. 1994년 마산양덕중학교 교장직에서 정년퇴직하기까지 40여 년 교단을 지켰다.
196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분수』 『도요를 찾아서』 등의 시조집을 냈으며, 노산시조연구회장과 경남시조시인협회 고문으로 향토의 문학을 지켰다. 그의 작품 세계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자연에 대한 탐구와 생성 소멸의 변증, 절제와 응축, 한국화를 연상케 하는 여백의 미라고 김복근 시인은 밝히고 있다. 선생의 그런 작품 세계는 “푸른 하늘 이고서도 빗물 젖는 가슴들/점점 몸져 소리 잃고 흘러가는 저 강물/어쩌랴 산은 자꾸 돌아서며 그대 이름 지운다”(저 강물) 같은 세계에 이른다.
진주의 시인 강희근은 ‘김교한 선생’이란 제목의 시를 썼다. “아, 선생이 부족한 시대/한참은 목마른 시대//문득 행복이게 하시는 선생”.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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