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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납득하기 힘든 李 후보 주변 논란들

bindol 2022. 2. 9. 08:29

[사설] 납득하기 힘든 李 후보 주변 논란들

조선일보
입력 2022.02.08 03:24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위원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07. photo@newsis.com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씨가 군 복무 중 자택 인근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장기간 입원한 것에 대한 특혜 논란과 관련해 소속 부대는 이씨의 입원 한 달이 지나서야 상급 부대에 인사명령서 발급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병원 입원을 위해서는 소속 부대장의 인사 명령이 있어야 하는데 이씨는 이것도 없이 입원부터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경남 공군 행정병으로 복무하다 2014년 7월 29일부터 52일간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다.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는 이유였다.

각 지역에도 국군병원이 있는데 부대에서 300㎞ 가까이 떨어진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한 것부터 의문스럽다. 당시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직후였다. 공군 부대 측은 이씨가 입원하고 한 달여가 지난 2014년 9월 4일 공군 교육사령부에 이씨를 입원시키기 위한 인사명령을 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을 보내기 전까지 이씨는 한 달여간 아무런 근거 없이 입원해 있었던 것이다. 민간 기업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군에서 벌어졌다. 그런데 교육사령부는 결국 인사명령서를 보내주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 측은 “담당자의 실책”이라고 한다. 여권 실세 자녀의 군 복무 특혜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나오던 ‘실무자 실수’가 또 나왔다.

SBS 라디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PD의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하차도 납득하기 힘들다. 이 PD는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틀었는데 여당이 그 가사를 문제 삼았다고 한다. 가사는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PD는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누구라고 이름을 말하면 안 되지만 각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을 뽑으면 안 되겠죠”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 측은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선거법에 저촉된다”며 반발했다. SBS 팀장·센터장 등에게 소송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거론했다고도 한다.

PD는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을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노래 가사 속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는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뜻하는데 이 후보 측은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떠올렸던 모양이다. 이야말로 ‘제 발 저린다’는 속담 그대로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