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기부금 비즈니스
온라인에서 ‘택배견 기부금’ 때문에 왁자지껄하다. 두 반려견 이름을 따 ‘경태희아부지’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던 택배기사가 “강아지들이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호소해 병원비 수천만원을 모금한 뒤 계정을 닫아버린 것. 이 택배기사는 입양한 유기견을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녀 유명해졌다. 두 강아지는 ‘명예 택배기사’로 선정될 정도로 사랑받았다.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이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2년 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세계적 호응을 얻었다. 백인 경찰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면서 확산된 운동에 기부금도 800억원 넘게 모였다. 이 운동을 주도한 단체가 600만달러(약 73억원)짜리 호화 저택을 몰래 구입한 사실이 최근에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의 기부금 유용 의혹은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엔 공동 창립자가 5년간 집 4채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졌다.
▶기부 천국 미국에서도 기부금 횡령 사례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2015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50개 주정부 법무장관이 공동으로 4개 암 기금 모금단체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이 4개 단체는 제임스 레이놀즈라는 인물이 아들, 며느리, 전처, 친구들까지 동원해 문어발 확장을 한 ‘족벌 자선단체’였다. 레이놀즈는 유서 깊은 미국암학회를 본떠 1984년 ‘짝퉁’ 암 기금 모금 단체를 만든 뒤 30년간 온갖 수법으로 키웠다. 하지만 암 환자에게 돌아간 돈은 모금액의 3%도 안 됐다. 개인 비용으로 유용한 돈이 2000억원이 넘는다.
▶2017년 국내에도 비슷한 기부금 사기 행각이 터져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손아동 구호단체인 새희망씨앗이 5만명에게서 모금한 128억원 가운데 2억원만 불우 아동에 쓰고 나머지는 아파트 구매, 해외 골프 여행, 외제차 구입 등에 쓴 사실이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해에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도 터졌다. 어금니 아빠는 방송에서 극진한 부성애를 호소해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기부금 12억원을 챙긴 뒤 차량 구매, 문신 비용으로 썼고 끔찍한 범죄까지 저질러 무기 징역 중이다.
▶선행을 빙자해 기부금을 빼돌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개인의 정치적 영달에까지 활용한 윤미향씨 사례도 있다. 이용수 할머니가 “재주는 곰이 넘고”라고 폭로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도 윤씨는 여전히 금배지 달고 세비를 받고 있다. 위안부 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동업해 온 정권의 든든한 비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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