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코로나 재감염

한동안 “코로나 완치자는 수퍼 면역자”라는 말이 있었다.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 이중으로 항체가 형성됐으니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낮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 ‘하이브리드 면역자’라고도 불렀다. 주로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을 위로할 때 쓰였다. “이제 가족이나 동료가 걸려도 격리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농담처럼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맞지 않는 말들이다. 백신 접종 후 코로나에 한 번 걸렸다고 재감염을 완벽하게 예방하진 못한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코로나에 두 차례 이상 걸린 ‘재감염자’가 확진자 1000명 중 약 3명(0.284%)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지난 3월 19일까지 우리나라 누적 확진자를 전수 조사한 결과, 2만6239명이 재감염 추정 사례였다. 이 중 3회 감염자도 37명이나 있었다. 3회 감염자 절반가량인 18명이 0~17세라는 점도 특이했다. 재감염 기준은 최초 확진일 이후 45일이 지난 다음 또 걸린 경우다.

▶재감염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변이의 등장이다. 새로운 변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돌기)가 많이 바뀌기 때문에 한 번 걸려 항체가 생겨도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면 방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알파 변이에 이어 델타 변이에 걸리거나 델타 변이에 걸린 후 오미크론 변이에 걸리는 식이다. 다른 하나는 백신 접종은 물론 자연 감염의 효과도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2차, 3차 접종 후 3~4개월 지나면 감염 예방 효과가 50%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의 감염 예방 효과도 4~6개월 지속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 그동안 연구 결과다.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에 비해 재감염 비율이 낮은 편이다. 프랑스는 3%, 영국은 10% 정도의 재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조사 시점까지 1차 감염자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 중순 이후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서 1차 감염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앞으로 3%가량까지 재감염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전망이다.
▶코로나에 걸렸다 나아서 한숨 돌렸는데 또 걸린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싫다. 증상은 1차 감염이나 재감염이나 비슷하다고 한다. 또 재감염 중증화율(0.10%)과 사망률(0.06%)은 전체 확진자의 중증화율(0.27%), 치명률(0.12%)에 비해 낮은 편이었지만, 결코 만만한 수준도 아니었다. 코로나 완치자든 아니든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백신을 제때에 맞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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