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속의 삶의 智慧 - 不老長生(불로장생)
不 : 아니 불 老 : 늙을 로 長 : 길 장 生 : 날, 살 생
<풀이> 늙지 않고 오래 산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한결같다.
천하를 손에 넣은 진시황(秦始皇)은 영화를 천년 만년 누리고 싶었다.
그래서 서복(徐福)의 건의로 동남동녀(童男童女) 3000명을 동해의 삼신산 (三神山 : 蓬萊山, 方丈山, 瀛洲山)에 보내 불로초(不老草)를 구하게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환갑도 못 넘긴 50세의 나이로 요절(夭折)하고 말았다.
그 뒤 서한(西漢)의 한무제(漢武帝)도 만년(晩年)에 신선술(神仙術)에 미혹되어 국고를 탕진했지만 그런대로 장수(70세)하는 데 그쳤을 뿐이다.
비록 전설이기는 하지만 아무 것도 먹지 않은 팽조(彭祖)는 700세나 살았다니 인간의 수명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삼국유사에 의하면 단군이 장당경(藏唐京)에 돌아와 아사달에 숨어서 산신(山神)이 되니 나이가 1,908세였다고 한다.
진시황과 한무제 두 제왕의 죽음으로 중국 사람들은 불로초에 대한 허망한 꿈은 버리게 되었다.
대신 국고(國庫)를 탕진할 필요 없이 매우 경제적으로, 그것도 아주 간편하게 불로장생(不老長生)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단약(丹藥)의 제조인 것이다.
중국 동한(東漢)말에 출현한 도교(道敎)는 연단술(煉丹術)에 불을 지폈다. 부적과 약물을 통한 재액(災厄) 방지와 만병통치를 구호로 내걸면서 연단술은 크게 성행하게 되었다.
이후 도가의 양생술(養生術)에는 아예 불로장생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지게 되었으며 진(晉)의 갈홍(葛洪)같은 이는 복약(服藥) 벽곡(僻穀) 도인(導引)과 같은 실천 방법까지 제시하게 된다.
단약(丹藥)의 재료는 놀랍게도 수은(水銀), 유황, 납, 단사(丹砂), 비상(砒霜), 초석, 운모 및 약초가 사용되었는데 그 면면을 보면 의아함을 넘어 섬뜻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실제로 1965년 남경(南京) 상산(象山)에서 수백 개의 단약이 발견된 적이 있다. 단약이 극성했던 동진시대의 왕씨(王氏)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었는데 성분 조사 결과 역시 수은이 60.9%나 되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렇다면 단약도 기실은 요절약(夭折藥)이 아닌가.
실제로 역대 수많은 천자들이 단약을 잘못 먹고 불귀(不歸)의 객(客)이 되었다. 당나라의 경우 태종(太宗)을 비롯 무려 6명의 천자가 단약을 먹고 죽었다.
연단술이 해악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물로 화약이 발명된 것이다.
그 뒤 중국의 연단술은 아랍을 거쳐 12세기에는 유럽에 전파되어 근대 화학의 기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단약(丹藥)을 먹고 우화등선(羽化登仙)했다는 기록은 없다.
인간의 불로장생 추구는 한낱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만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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