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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

bindol 2022. 5. 19. 19:39

미라클 모닝

중앙일보

서정민 중앙선데이 문화선임기자

 

새해를 시작한다는 뜻에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본다. 물론 그 희망은 곧 ‘작심삼일’이라는 늪에 빠지겠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MZ세대의 자기계발 계획은 거창하지 않다. 1년 후 어떻게 되겠다는 허상보다 충실한 하루라는 현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MZ세대에서 유행하는 자기계발법 ‘미라클 모닝’과 ‘모닝 페이지’ 등이 대표적이다.

‘미라클 모닝’이란 일과가 시작되기 전인 새벽에 일어나 운동·공부·독서 등을 하는 것을 말한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쓰면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예술적 창조성을 발견하는 방법이다. 실천 방법도 MZ세대답다. 아침마다 계획을 실천 중인 모습을 촬영하고 인증샷 형태로 SNS에 올리는 이들이 많다. 인스타그램에서 ‘#미라클모닝’을 검색하면 약 66만 개의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서울_모닝단’처럼 같은 계획을 실천하는 사람들끼리 그룹 계정을 만들어 소통하는 경우도 흔하다(사진). 자신의 실천 의지를 다지는 동시에 격려도 받기 위해서다.

'모닝 페이지' 활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그룹 계정 '서울_모닝단'의 휘장. '소소문구'가 기획하고 운영중인 이 계정에선 공동이 같이 쓰는 모닝 페이지 노트를 개발하고, 선서를 만들고, 규칙도 두면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사진 인스타 캡처

예나 지금이나 세대가 달라져도 변함없는 것은 새로운 변화를 위해선 하루의 시작인 아침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이라는 부제로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첫 장 제목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유럽부터 이집트까지 대제국을 지배했던 로마 황제도 매일 아침 ‘이불’이라는 적과의 전쟁은 힘겨워했단다. 그러니 평범한 이들이 느끼는 이불의 무게야 오죽할까. 변화를 꿈꾸는 자, 이불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져라.

서정민 중앙선데이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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