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만물상] K뷰티의 경쟁력

bindol 2022. 6. 10. 04:39

[만물상] K뷰티의 경쟁력

입력 2022.06.10 03:18
 

“안녕하세요. 남자입니다. 피부 트러블 때문에 스킨, 토너, 앰플, 진정 크림, 나이트 크림, 수분 크림을 구매했는데 어떻게 발라야 할까요?” 인터넷에는 가짓수 많고 이름도 어려운 기초 화장품을 어떤 순서로 발라야 할지 물어보는 사회 초년생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자칭 화장품 고수들이 “묽은 제품을 처음에 발라주고 되직한 화장품을 뒤에 발라주라”고 조언해주는가 하면 “평소에는 기초 2~3종만 바르는 ‘화장품 다이어트’를 하다 환절기에 6~7단계의 ‘피부 심폐 소생술’을 하라”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화장품 사용법은 나라별로, 기후별로 크게 다른데 얼굴에 이토록 ‘다단계 덧방’을 하는 건 한국식이다. 화장품 판매를 늘리려고 일본에서 시작된 마케팅이라는데 한국에서 더 ‘발전’했다. 갈수록 얼굴에 발라야 할 화장품 가짓수는 늘고 있다. 일본 시세이도연구소가 세계 주요국의 화장법을 연구했더니, 밤마다 피부 관리에 들이는 시간이 일본 여성은 8분 정도인데 한국 여성은 18분이었다.

▶미용 산업에서도 K뷰티(한국), C뷰티(중국), J뷰티(일본)의 3파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K뷰티는 K팝과 K드라마 인기를 업고 중국에서 급성장했는데 코로나 와중에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산 화장품 소비가 늘어나는 등의 이유도 있지만 너무 복잡한 한국식 스킨 케어에도 이유가 있다고 홍콩 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많게는 10단계에 이르는 한국 화장법 대신 단순함과 좋은 성분을 강조한 서구나 일본 화장품으로 눈 돌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장품 강국 일본에서 뒤늦게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진다는 소식이다. 2년 새 대일 화장품 수출이 약 2배로 늘었다. 일본 여행 다녀오면서 한국 주부들이 1순위로 사 오는 제품이 시세이도 화장품이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연예인을 따라 하는 한국식 화장법이 유행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한다.

▶화장품은 선진국 산업이다. 한국은 화장품 무역 적자국이었다. 2012년부터 수출이 수입을 앞질러 이제는 확고한 흑자다. 2020년 기준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이 됐다. 아모레, LG생활건강 같은 한국 화장품 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커진 덕분도 있지만 화장품 제조 강국의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자체 기술력으로 제품을 개발해주는 역량까지 갖춘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업체가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곳곳에 납품한다. 한국 제조업의 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