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토음독懸吐音讀
서기중용庶幾中庸이면 로겸근칙勞謙謹勅하라
▶ 훈음訓音
庶 여러 서 / 幾 몇 기 / 中 가운데 중 / 庸 떳떳할 용
勞 일할 로 / 謙 겸손할 겸 / 謹 삼갈 근 / 勅 칙서 칙
▶ 풀이
거의(庶幾) 치우침 없이(中) 알맞으려면(庸)
근로하고(勞) 겸손하고(謙) 삼가고(謹) 다스려야(勅) 한다.
▶ 자원字源
庶 : 집 엄广(기슭 엄厂의 변형)과 빛 광炗(빛 광光의 옛글자)이 결합했다. 산기슭에서 불을 피우는 서민들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비천하다’, ‘여러’ 등을 뜻한다.
幾 : 창 과戈, 사람 인人, 작을 요幺가 결합했다. 옷감을 짜는 베틀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본래 베틀을 뜻했으나 수없이 날실을 조작한다는 데서 ‘몇’, ‘얼마’ 등의 횟수와 관계된 뜻으로 가차됐다. 여기에 나무 목木을 더한 틀 기機가 베틀의 뜻을 대신하고 있다.
中 : 군 진영 한 가운데 세워진 깃발을 나타낸 데서 ‘가운데’를 뜻한다.
庸 : 별 경庚(탈곡기)과 쓸 용用(나무로 만든 통)이 결합했다. 탈곡기 아래로 나무통을 받쳐놓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탈곡기가 이삭에서 낱알을 걸러내듯이 알맞은 인재를 구한다는 데서 ‘알맞다’, ‘떳떳하다’, ‘(사람을) 쓰다’ 등을 뜻한다.
勞 : 불 화火, 덮을 멱冖, 힘 력力이 결합했다. 땡볕 아래서 힘쓰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일하다’, ‘지치다’ 등을 뜻한다.
謙 : 말씀 언言과 겸할 겸兼(벼 다발을 쥔 모습 → 아우르다)이 결합했다. 모두를 아우르는 언행이라는 데서 ‘겸손하다’를 뜻한다.
謹 : 말씀 언言과 진흙 근堇(누를 황黃과 흙 토土가 결합하여 황하의 고운 흙 → 곱다, 미세하다)이 결합했다. 말을 세밀하게 한다는 데서 ‘삼가다’를 뜻한다.
勅 : 묶을 속束(속→칙)과 힘 력力이 결합했다. 힘으로 묶어 바르게 한다는 데서 ‘삼가다’, ‘다스리다’, ‘칙서’ 등을 뜻한다.
▶ 참고參考
위 구절은 중용中庸을 지키기 위해서 가져야 할 행동거지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근로해야 한다는 내용은 맹자의 항산항심恒産恒心(일정한 생산이 있으면 마음을 변치 않는다)와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의 운동권은 87년 체제의 성립 이후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해갔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운동은 생계형이라는 데서 운동업運動業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운동업자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치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를 보인다. 운동을 할 명분이 사라지면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그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항산항심은 오늘날 운동권이 마음 속에 새겨야 할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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