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음訓音
遊 놀 유 / 鯤 곤이 곤 / 獨 홀로 독 / 運 옮길 운
凌 업신여길 릉 / 摩 문지를 마 / 絳 진홍 강 / 霄 하늘 소
▶ 풀이
노니는(遊) 곤어(鯤)는 홀로(獨) 옮겨다니다가(運)
솟구쳐(凌) 진홍색(絳) 하늘(霄)에 가까이한다(摩).
▶ 자원字源
遊 : 쉬엄쉬엄갈 착辶과 깃발 유斿(깃발이 나부끼는 모습)가 결합했다. 거닐며 노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놀다'를 뜻한다.
鯤 : 물고기 어魚와 맏 곤昆(자식)이 결합했다. 물고기의 새끼라는 데서 ‘곤이’를 뜻한다. 위 구절에서는 장자의 소요유를 인용하여 곤어라는 전설 속의 커다란 물고기를 표현했다.
獨 : 개 견犭과 애벌레 촉蜀(큰 닭, 촉→독)이 결합했다. 개와 닭을 함께 두지 않고 격리시켜 기른다는 데서 ‘홀로’를 뜻한다.
運 : 쉬엄쉬엄갈 착辶과 군사 군軍(전차를 병사들이 둘러싼 모습, 군→운)이 결합했다. 군대가 짐을 꾸리고 이동하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운반하다’를 뜻한다.
凌 : 얼음 빙冫과 언덕 릉夌이 결합했다. 얼음이 녹지 않는 산꼭대기의 모습을 나타낸 데서 ‘오르다’, ‘넘어서다’, ‘업신여기다’ 등을 뜻한다.
摩 : 손 수手와 삼 마麻가 결합했다. 까끌까끌한 삼베를 손으로 들고 문지른다는 데서 ‘문지르다’를 뜻한다.
絳 : 실 사糸와 내릴 강夅(걸음 보步를 거꾸로 쓴 글자 → 내려가다 → 해가 지다 → 노을 → 붉은색)이 결합했다. 붉은색으로 염색한 실이라는 데서 ‘붉다’를 뜻한다.
霄 : 비 우雨와 닮을 초肖가 결합했다. 구름이 떠있는 곳이라는 데서 ‘하늘’을 뜻한다.
▶ 참고參考
장자莊子는 전국시대 송宋나라 사람이다. 그가 살던 시기에 송나라는 위魏나라, 초楚나라에 차례로 점령당했다. 장자의 삶은 근현대 한국인들의 것과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북측은 소련)에 차례로 점령당했다. 거기에 더해 분단전쟁이 터지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국군 세상과 인민군 세상이 반복됐다. 이때 나온 말이 “인공 터졌다”라는 표현이다. 현재 한국은 반일-친일, 반미-친미, 반북-친북으로 갈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면 대중에게 애국을 권할 수 없다. 오히려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각자도생하기를 권하는 것이 가장 애민적인 사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대놓고 표현할 순 없었다. 장자의 사상이 우화 형식으로 나타난 이유이다. 예를 들어 매미, 작은 비둘기, 메추라기 등이 대붕의 거대한 비행을 보며 비웃는 것은 권력자들에 대한 민초의 냉소를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곤어의 크기가 몇 천 리나 되는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은 반어적인 표현이다. 다시 말해 곤어는 알탕에 들어가는 곤이 마냥 별 것 아닌 존재라는 것이다. 장자는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사는 거북이처럼 자신의 사상을 실천하는 삶을 산 지식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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