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38) 석류 4

bindol 2022. 8. 29. 05:08

(138) 석류 4

중앙일보

입력 2022.08.25 00:40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석류 4
김종목(1938~ )

잘 익은 가을이
알알이 박혀 있다

바람이 지나는 아슬아슬한 길목에서

순식간
팍-!
터져버린
저 핏빛 수류탄.

-한국현대시조대사전

상처 많은 여름이 가고 있다

기상이변인가? 거센 열대성 비바람이 할퀸 대지에 깊은 상처를 남긴 채 여름이 가고 있다. 8월도 하순에 이르니 아침 바람부터 달라졌다. 여름이 석류를 익혔다. 익고 또 익어 아슬아슬한 길목에서 어느 순간 ‘팍’ 하고 터져버린다. 마치 핏빛 수류탄 같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성큼 높아진 하늘 아래 알알이 박혀 있는 석류알들은 절기가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전령사라 하겠다. 우리는 오는 가을에 또 기대를 갖고 맞는다.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출생인 김종목(金鍾穆)은 대구사범대학 본과를 졸업했다. 196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한 다재다능한 시인이다. 왕성한 필력으로 동시집·동화집·시조집·시집 등을 많이 남기고 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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