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트럼프 24일 회담 성패
2차 북·미 정상회담 여부가 가름
미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 어깨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발걸음마저 무거운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긍정의 트윗을 날리고 “한국과 북한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 데서 보이듯 3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우선은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미 사이엔 아직 간극이 크다. 북한은 종전선언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그제 국무부가 “비핵화가 먼저”라고 밝혔듯이 북한의 선(先) 비핵화 이행 조치를 요구하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북·미 모두로부터 중재자를 부탁받은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문재인-트럼프 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관건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풀 보따리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가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에 담지 않은 내용이 있다며 그걸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전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것이 핵 신고와 검증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미국의 바람에 부합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이기를 희망한다.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조치가 그 핵심이다. 김 위원장 스스로 “핵무기와 핵 위협도 없는 평화”를 강조했듯이 한반도에 ‘핵 있는 평화’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이튿날인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맘때 유엔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를 운운하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 해가 흐른 뒤인 지금에도 비슷한 파동이 계속돼선 곤란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발언이 나오길 바란다.
이 경우 29일 이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 시점을 전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이 외무상 간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이는 다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미 실무 대표가 모이는 자리로 이어질 것이다. 한마디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결국 추석 연휴의 한·미 정상 회동 결과에 따라 1953년부터 65년간 이어져 온 한반도 정전 상태와 70년의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격변의 시기를 맞을 수도 있다. 역사적인 6·12 첫 북·미 정상회담을 이뤄낸 문 대통령의 중재가 또 한 번 빛을 발하기를 그래서 기대한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정착을 하루빨리 이루려는 장미빛 희망에 빠져 비핵화의 가시적인 성과도 얻기 전에 안보 태세의 긴장부터 풀어버리는 우(愚)는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매사엔 순서가 있는 법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