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58]전주 서예 비엔날레 발행일 : 2005.10.07 / 여론/독자 A30 면

첫째 비백(飛白)으로 불리는 여백(餘白)의 미가 뜰 것이다. 대나무 마디만을 그리고 마디 사이를 그리지 않은 여백만으로도 대나무 뻗어가는 줄기를 마음속에 그리듯이, 먹을 묻히지 않은 여백에 생각이나 아름다움을 소롯이 깃들게 하는 필법이다. 둘째 번짐 곧 휘묵(?墨)이라 하여 먹의 농담(濃淡)으로 선을 애매하게 하는 필법이다. 우리 조상들은 한 먹으로 7단계(薄-淡-淺-次-中-深-濃)의 농담을 가려 썼다던데 이 농담이 국제서예에 다양하게 도입될 것 같았다. 셋째 취운(吹雲)이라 하여 먹으로 안개 같은 퓨전 곧 어스름 효과를 내는 필법으로, 음양-생사-선악-미추(美醜) 등등 대립개념의 완충 표현이 성해질 것이다.
오두막 기둥에도 붓글씨를 써 붙이고 사는 예향의 수읍(首邑)이요 먹물 잘 먹기로 옛 중국 천지에까지 소문났던 조선종이의 고장인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비엔날레를 서예 세계화의 원동력으로 키워 나갔으면 한다.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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