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몽골기병
한말 프랑스 동양함대의 침입을 겪은 흥선대원군은 이에 대결하기 위한 고심 끝에 팔도의 무당과 광대들을 특수부대로 만들어 주력부대에 배치했다.
무(巫)자 깃발 아래 결집된 이를 무부군(巫夫軍)이라 했으며 1900년까지 그 잔재가 남아 있었다. 민속학자 이능화는 어릴 적 괴산에서 한말 군대행진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중 붉은 옷을 입은 무부군이 나팔불고 춤추며 행렬을 전도(前導)하더라고 했다.
무당에게 특출난 싸움의 재간이 있을 리 없는데 특수부대를 삼은 것은 전투에 사기를 앙양시키기 위한 신바람 작풍부대였을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신명과 접하면 물불 가리지 않는 의식이 잠재돼 있어 무당으로 하여금 신명을 유발시켜 전력을 강화하려 함이었을 것이다.
이 신바람 전력의 뿌리는 몽골병법에 있다.김종래(金宗來)의 저서 「유목민 이야기」에 보면 몽골 기마군단이 그토록 잽싸게 동서양을 지배케 한 원동력으로 그들 정신전력인「신바람」과 「피눈물」을 들었다.
한국인과 몽골인은 샤머니즘의 정신기층에서 한뿌리다.전장에서 병사들로 하여금 신바람을 불러일으켜 몸을 돌보지 않게 하고, 패했을 경우 칼로 얼굴에 상처를 내어 피눈물로 복수심과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몽골기병이 쳐들어 왔느냐」 하면 야단법석 잔인무도를 뜻하는 관용어로 돼 있다.
아프가니스탄 서부에 세계사에서 가장 잔인한 전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샤리골고라 언덕이 있다. 사랑했던 손자를 잃은 칭기즈칸이 피눈물로 기마군단을 울려놓고, 그 격분으로 이 산성 안에 있는 생명이라고는 개미 한 마리 풀 한 포기 남기지 않고 학살해서, 800여년 후에도 민들레 한 송이 피지 않는 저주의 땅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 그 로마기병을 자처한 열린우리당의 젊은 지도층이 시정을 누비며 바람을 잡자, 민주당에서는 발로 걸어 차근차근 이겨나가는 로마군단으로 대결하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고려땅을 여러 차례 내습한 몽골기병에 대항한 삼별초를 자처해서 고대전쟁을 선거전에 도입하고 있다. 뜻한 대로 신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야단법석으로 끝날지 두고 볼 일이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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