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02] 구차함(苟)
입력 2023.09.21. 03:00
공자에게 구차함[苟]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일의 이치로서 예(禮)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논어’ 위정편 마지막 구절이다. 공자가 말했다.
“제사를 지내야 할 귀신이 아닌데 그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고, 마땅함을 보고서도 행하지 않는다면 용기가 없는 것이다.”
전반부는 해서는 안 되는데 어떻게든 하려는 것이고 후반부는 마땅히 해야 하는데 한사코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아첨이라 했고 용기가 없다고 했지만 실은 둘 다 구차스러움이다. 순자는 자기 책 ‘순자’에 아예 불구(不苟)편을 두었다. 불구(不苟)란 구차스럽지 않아 말과 행동이 예(禮)에 들어맞는다는 뜻이다.
“군자는 행동에 있어 구차스럽게 어려운 일을 하는 것, 말에 있어서 구차스럽게 꼬치꼬치 따지는 것, 명예에 있어서 구차스럽게 널리 전해지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돌을 끌어안고 강물에 뛰어드는 것은 행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신도적(申徒狄)이 그렇게 했지만 군자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까닭은 예와 마땅함[禮義]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수염이 달렸고 계란에도 털이 있다는 것은 논리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말이다. (고대의 궤변가) 혜시(惠施)와 등석(鄧析)이 그렇게 했지만 군자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까닭은 예와 마땅함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춘추시대 노나라 큰 도둑) 도척(盜跖)은 해와 달 같은 명성을 탐해 순임금 우임금과 나란히 오래오래 그 이름이 전해지고 있지만 군자가 그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까닭은 예와 마땅함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두 정도(正道)가 아닌 길을 골랐기 때문에 군자는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비장함이 생명인 ‘단식’이라는 정치행위를 희화화해버린 야당의 지도자에게서 이 세 가지를 모두 보게 된다. 일반 국민들이 20일 가까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만 너무 구차스러워서 연민이 들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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