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 같은 미래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세계는 규제를 풀고 연구개발(R&D)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덕분에 세계 자동차산업은 쾌속 주행을 이어가는데 한국은 후진기어를 넣고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본지가 사흘간 연재한 ‘리셋, 한국 자동차 산업’ 시리즈의 결론이다. 스웨덴에선 무인 청소차가 주택가를 오가며 쓰레기를 치운다. 스웨덴 예테보리시에선 운전기사 없는 자율주행 전기버스가 시범운행 중이다. 25t 볼보트럭이 줄줄이 대열을 이루며 도로에서 군집주행까지 한다. 시 정부가 관련 규제를 푼 덕분이다. 노사협력으로 생산성 높인 독일·스페인·일본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인 독일·스페인과 일본 사례는 인상적이다. 축구장 18개 크기의 독일 라이프치히의 BMW 전기차 라인에는 고작 50여 명이 일한다. 로봇이 ‘사수’처럼 차체를 조립하고, 사람은 부품을 가져오는 ‘조수’ 역할만 한다. 스페인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세아트 공장에선 노조가 먼저 로봇 도입을 요구해 생산성을 높였다. 스페인 정부는 심지어 노조의 동의 없이 노동 유연화를 밀어붙여 저임금의 동유럽으로 빠져나가는 글로벌 메이커의 생산 물량을 붙잡았다. 일본 도요타도 효율적인 자동화 투자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전투적인 완성차 노조와 노조 편향적 정책을 펴는 정부가 버티고 있는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현재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생산량은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고 완성차와 부품업체의 이익률이 크게 줄었다. 제조 라인의 높은 임금과 낮은 생산성은 이제 고질(痼疾)이 됐다. 부품회사가 잇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니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마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오죽하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첫날 자동차 부품업체 현장을 찾아갔을까. 협력 부품회사가 무너지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토대가 몰락한다. 고용 규모가 조선업의 3배이고, 수출의 11%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는 버티기 힘들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경영자도, 노조도, 정부도 위기의식을 갖고 특단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리셋하지 않으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없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한국 자동차산업, 지금 리셋 못 하면 미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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