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사설] “한국, 단독행동 하지 말라”는 폼페이오의 경고

bindol 2018. 11. 22. 05:46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어제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장하길 원한다고 한국에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임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가 시작된 직후 별도 회견으로 내놓은 메시지다. 그는 “워킹그룹은 우리가 딴소리를 내지 않으며, 상대방이 모르거나 의견·생각을 나누지 못한 상태에선 단독행동 하지 않을 것을 확신하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한국이 미국 모르게 조율도 없이 일방적 행동을 했으니 향후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겠다는, 이례적이고 노골적인 경고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왔는가. ‘핵 리스트 제출’은 북한의 핵 포기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있지만 한국은 남북관계에 집착해 그 속도를 높이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직전, 순방국 중 한 나라가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정상회담 때 논의하지 말자고 외교 경로로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외교가에 나도는 상황이다. 미국의 불신이 커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게 워싱턴 조야의 해석이다. 걱정스럽다.
 
미국이 지난달 한·미 워킹그룹 설치를 발표하면서 밝힌 목적은 ‘유엔제재와 합치하는 남북 간 협력의 조율’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어제 첫 회의에서 남북 철도 연결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요구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미국이 철도 공동조사를 전폭 지지했다”고 했지만 미국 측 보도자료엔 ‘철도’란 단어조차 없었다. 물론 남북 철도 연결은 시간을 요하는 사업이다. 평화 분위기 유지를 위해서도 남북 공동조사의 가치는 적지 않다. 문제는 정부의 조급함과 과속이다. 폼페이오는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2인용 자전거’에 비유했다. 한·미 간 비핵화 공조를 허물어서 우리가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한국, 단독행동 하지 말라”는 폼페이오의 경고